2010.12.6(월) 스윙주

어제 마이키/니키 워크샵을 듣고 오늘은 번외 소울워크샵을 들었는데
일단 어제 워크샵은 컨디션이 말이 아니어서 파티도 취소하고 써머리만 대충 찍어온 데 비해
오늘은 그래도 좀 쌩쌩하게 놀다온 듯 하다.
아침부터 양도다 뭐다 난리치다가 그나마 분당 일이 일찍 끝나고 밥까지 먹고 왔으니 뿌듯~

양도한다던 내가 스윙주에 들어가니까 다들 깜짝 놀라더라. "어 오셨네요???"
트위터 한 번 올렸을 뿐인데... 나도 깜놀 +_+

뭐 강습이 두 시간에 끝나고 소셜 한시간 정도 있었으니 '놀았다'라고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굳이 '놀았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소울클라스가 '노는 법'을 가르쳤기 때문이리라.

그렇다.

노는 법을 가르치더라.
어찌보면 필요없는 강습이면서 우리에겐 꼭 필요한 특히 잘 못노는 우리 코리안들에게는 꼭 필요한 강습이더라.

전에 장르에 대한 관심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그랬지만 나름 자유도가 높은 춤인 린디합도 바운스다 패턴이다 텐션이다 생각해보면 상당히 규제?가 많은데 블루스를 접하고 나서 그 긴장도가 많이 낮아지고 그야말로 '춤'을 출 수 있게 된 느낌이었는데 소울은 그 자유도에 있어서 최고인 듯...

첫 시간엔 그저 음악을 타는 그루브를 배웠는데 그 그루브라는 것이
우리가 소시적 나이트에서 다 하던 것들...
지금도 간혹 클럽에 가거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면 몸을 까딱까딱 거리는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더라.
하우스 파티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흔들흔들 춤 추듯이 추는 딱 그 정도...
그것이 소울댄스의 시작이리라.

골반을 쓰지 않는 린디합과 달리 엉덩이를 마음대로 써도 되고
업바운스 다운바운스 신경쓸 거 없이 그저 음악이 느껴지는대로 스텝을 밟으면 그만이다.
트리플스텝에서 탭스탭, 슬라이드, 트위스트까지...
이 그루브란 놈은 막춤과 거의 동의어라고 봐도 될 듯?

블루스도 퓨전의 성향이 강한 춤이었는데 오늘 마이키도 설명하기를 소울 역시 거의 모든 춤이 다 섞인 춤이라고 하더라.

딴따라 동기였던 아코가 나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딱 형님에게 최적화된 워크샵이군요' 하기에 '눈치챘어? 아하하~'라고 답해줬다. (나를 형님으로 부르는 아코는 참고로 팔뤄다.)

그랬다. 제갈량 블그린 때도 그랬지만 이런 소울, 그루비한 클래스에서 나는 참 편해진다.
일단 6,70년대 올디스 소울넘버들도 내 정서에 맞을 뿐더러
(사실 난 가리는 음악이 없다. 올디스면 올디스 모던팝이면 모던팝 스윙재즈면 스윙재즈 다 내 감성에 잘 맞는다.)
그나마 어릴 적 흥얼흥얼대며 익혔던 힙합의 몸짓이 소울에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그렇다고 힙합을 그렇게 잘 추거나 꾸준히 오래 춘 건 아니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정확히는 양군. 이주노는 브레이크힙합, 양군은 소울힙합으로 대표되었다.)로부터 시작된 힙합/소울의 feel은 몸에 최초로 각인되었다는 이유로 다른 춤을 추고 있는 지금까지도 툭하면 튀어나오곤 한다.

한 예로 블루스나 슬로우 강습 때 보통 많이들 배우는 업바운스의 경우 대부분의 강습생들이 난코스로 꼽는 과정중 하나인데 난 그렇게 자연스럽고 편할 수가 없다.
힙합 학원 가면 처음 시키는 게 바운스인데, 흔히 토끼춤, 엉거주춤이라고 하던 다운바운스와 등을 펴면서 하는 (뭐라고 표현할 빵법이 없네~ +_+) 업바운스를 힙합 초반에 무진장 했더랬다.

블루스나 힙합이나 애초에 흑인들의 몸짓인지라 일맥상통하는 feel이 있는가 보다. 아무튼 소울댄스가 잘 맞는다는 얘기...

아직은 린디합계에서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소울댄스가 내게 더 경쟁력이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에 토깽님이 내 스윙아웃 클리닉을 해 주면서 내가 슬로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스트레칭이 길고 앵커가 약하다는 얘길 했었는데 요즘 배우는 웨스트코스트스윙도 그렇고 바운스없는 장르가 사실 내 신체조건에 더 적합하다는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일단 린디합을 메인으로 하되 꾸준히 배워놨다가 나중에 무릎에 무리가 오면 소울쪽으로 전향해야 할까보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오늘 마이키/니키 소울 워크샵은 두 번째 시간 웨스트에서 따온 패턴 한 개 정도 배운 걸 빼면
사실 특별히 뭘 한 건 없다. 린디합 베이직 6스텝 안에서 자유롭게 놀라고 한 거 밖에는...

어떻게 생각하면 별 거 아닌 강습이었지만 여전히 제대로 즐길줄 모르고 놀 줄 모르는 우리나라 댄서들에게는
어쩌면 그 어떤 강습보다 필요했던 강습이 아니었을까.

예전에 나이트댄스라는 게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다.
나이트 가서 그냥 음악 듣고 즐기면 되는 것을 일종의 패턴처럼 해서 가르치던 건데
(지금도 내 컴퓨터에 동영상 몇 개가 있긴 하다)
노는 것도 가르쳐야 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노는 것도 가르쳐야 되는 문화가 우리나라 문화인가 싶어 살짝 씁쓸하기도 하다.

화장실에서 어떤 리더분이 나에게 그러더라. (닉네임을 까먹었다. -_-;;)
"솔직히 말하면 아~주 고수는 아니신 거 같은데 춤을 참 재미있게 추시더라구요. 어떨 땐 고수들보다 더 재미있게 추세요"
"아 그냥 노는거죠 뭐 아하하하~"

하지만... 저도 고수이고 싶네요~~~ +_+

p.s. 여러장르 얘기를 하면서 마이키가 캐롤라이나 쉐그와 디씨핸드댄스 얘길 했는데 전에 동영상만 잠깐 봤었는데 한 번 찾아봐야겄다. 춤이란 춤은 다 춰보자!!

p.s.2 혹시 소울음악을 줄 수 있냐는 날라킴님의 말에 마이키는 부드럽고 단호하게 'NO'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야 mp3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서 이런 경우 인정머리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난 마이키가 이해된다. 돈 주고 샀건 어디서 얻었건 댄서나 DJ들에게 힘들게 얻은 음악공유는 참 난감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 경우에도 요즘 힘들게 네이버뮤직 검색해서 쿠폰 사서 음악 모으고 있는데 누가 그냥 달라고 하면 참 약오를 듯...
음악 몇 곡 공유가 문제가 아니라 컨텐츠는 그냥 공유하는 거라는 우리들 인식이 문제...
뭐 나도 거기서 그렇게 자유롭진 못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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