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ly on CSI 2011 (미드 스타일로 읽는 지난 줄거리)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 안 돼 포기해야겠어... 용케도 올라왔군 ... 끝나기만을 바랄 수 밖에 훗~ ... 주사위는 던져졌군 ... 휴~ 이제 끝난 건가? ... 하얗게 불태웠어 ... 넌 아직도 우릴 이해 못하고 있군 ... 헉 이건!! 말도 안돼... 안돼에에에에!!!"

KLHC 2011 컴피티션 출전 다이어리 (1/2)
KLHC 2011 컴피티션 출전 다이어리 (2/2)



CSI/KLHC 2011 후기 제3편(완결)


'그렇다.
난 그 때까지도
CSI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 CSI의 절정 알콜잭앤질

첫 컴피티션 잭앤질을 어찌어찌 끝내고 그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한창 업된 나는 사람들과 한창 신나게 인사를 나누며 시원하게 맥주 한 잔을 들이키고 있었다. 어느틈엔가 CSI 네번째 강사 다르고프가 다가와 나한테 영어로 뭐라뭐라 하더니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잭앤질 잘 봤다 이런 얘기였다) 축배를 들자며 소주비율 70%의 소맥을 두세잔 연거푸 제조해 주었다. 난 살짝 당황하면서도 나름 외쿡 강사가 따라주는 술이라 생각해 기분 좋은 마음에 '치얼스'를 외치며 한 두잔 원샷까지 했더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네가 21살인 줄 알았으면 형이 그렇게까지 안 마셨다. @.@ 옛날 같으면 너만한 아들이... (다르고프 82년생이라고 함. 급수정)

주군형 one shot!!


그리고 확실친 않지만 내 생각에 이 친구에게 소맥을 가르친 건 '아다마스이블호러블[각주:1]'이 확실하다. 확실친 않은데 확실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래층에서 알콜잭앤질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이미 헤롱헤롱 대는 상태였기 때문에 움직이기 귀찮아져 그냥 2층에 있으려고 했다. 게다가 알콜잭앤질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던 터라 알콜잭앤질은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저 구경이나 가 보자 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따라 내려갔는데 그렇게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전개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긴 설명 생략하고 당시 상황을 녹화한 자료화면을 보자.

(마지막 스윙아웃 배틀이 빠졌는데 입수하는대로 업데이트합니다)

운영진에서 꽤 고심을 했다던 알콜잭앤질 예년엔 병째 마시고 했다던데 올해는 테이크아웃 잔에 빨대를 이용한 선착순 방식으로 나름 아기자기하게 치러졌지만 배틀의 재미는 훨씬 더 했던 것 같다. 고심한 운영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무튼 내가 소주를 즐기는 것도 아닌데다가 다르고프와의 전작도 있었고 그저 구경하러 내려갔었던 건데 이사람 저사람한테 등 떠밀려 출전까지 하게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니오/인간 커플과 단 두커플만 남게 되었다.
처음엔 정말 기대없이 한두잔 마시다 들어오겠거니 했는데 처음 선착순 1등을 몇 번 해 보니 승부욕이 발동하더라. 달리기는 잘 못해도 군대에서 눈치로 축구골대 돌아오기 선착순 1등을 도맡아 하던 실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오픈잭앤질 파이널에서 입상하지 못한 꺄르멘 누나의 상품 승부욕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술 못하는 우리는 주량을 넘어선 정신력과 괴력근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CSI2011의 절정 만취 스윙아웃 배틀 (photo by Jeff Chan)



도합 8,9번정도 선착순을 치렀을까. 최종 두커플만 남게 되었는데 찰스턴 배틀, 블루스 배틀에 이어진 건 스윙아웃 배틀. 잭앤질과 음주로 육체적탈진과 만취 상태에서 이어진 패스트 스윙아웃 배틀은 그야말로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정신이 거의 혼미해질 지경 내가 리딩을 하는지 리딩을 당하는지 여기가 천국인지 지옥인지 아득해질 무렵 옆에선 에이씨~ 하는 니오형의 목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우리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결과 (photo by Jeff Chan)



배틀 이후 스윙아웃 각도와 스텝에 관한 니오형의 작은 항의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심사위원 '아다마스앤젤러블리[각주:2]'는 우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마침 바로 다음날 토마스/앨리스는 언더로테이션 스윙아웃 강습을 통해 스윙아웃을 꼭 180도로만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케빈/조 역시 4스텝 스윙아웃 등 다양한 스윙아웃 스텝 배리에이션 강습을 통해 우리의 승리가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라는 합리화)

신이시여 우리가 해냈단 말입니까 (photo by Jeff Chan)


만약 알콜잭앤질을 놓쳤다면 당신은 CSI의 반도 경험하지 못했다!!

CSI종결자.jpg (photo by Jeff Chan)




그래서 어찌어찌 하여 CSI에서 이런저런 상도 받고 인생에서 다시 맛보기 힘든 열정과 환희를 맛보며 최고의 날을 보내게 되었는데 이제 그 흥분을 살짝 가라앉히고 조금은 객관적으로 CSI의 면면을 돌아보도록 하자.


무슨 IT 학회 참석한 포스의 명찰.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도 표기했으면 더 좋았을 듯.

참, 이 자리를 빌어 얘기하자면 소셜네트워크는 그저 동호회 없이 이런저런 소셜네트워크에서 활동한다는 뜻. 무소속이라고 쓰기 뭐해 쓰기 시작한 명칭.



- 챔피언들 그리고 강습

강습에 앞서 어드밴스 트라이 아웃을 처음 받아 보았다. 사실 중급 신청했다가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테스트나 받아보자고 레벨 변경했는데 의외로 패스해서 나도 놀랐다. 겪어보니 오픈잭앤질 예선도 그렇고 트라이아웃도 그렇고 외국강사들이 좋게 보는 몇 가지가 있는 거 같은데 그 점을 포인트로 춤췄던 게 꽤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뭐냐고? 비밀이다 ㅋㅋ
리더는 눈에 딱 보이니까 평가하기가 쉬울 거 같은데 팔뤄들은 참 걸러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들이 트라이아웃 꽤나 세세하게 보긴 했는데 몇몇 탈락한 팔뤄들과 패스한 팔뤄들의 면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강사 4커플 중 강습을 들어봤던 건 후안/샤론 뿐이었다. (샤론은 작년에 한국 왔을 때 뿔테안경에 무척이나 참한 모범생의 모습이었는데 염색도 하고 불량소녀 스타일로 확 달라져 있었다.)

2010년 샤론과 함께

2011년 샤론과 함께 (옆에 흑인 아님)


후안/샤론의 강습은 작년과 비슷한 스타일로 올드클립에서 따온 루틴과 스타일들을 많이 풀어놓았는데 올 초 토드의 딘 콜린스에 이어 딘 콜린스 스타일을 좀 더 느낄 수 있었다.

토마스/앨리스는 2010년 닌재머스 때 보기만 하고 강습은 처음이었는데 뭐든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들의 강습 스타일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 서로 장난치며 웃음이 끊이지 않게 강습 이어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 평소에 궁금했던 동작들의 배리에이션들도 유익했다. (사실 어드밴스 클래스를 주로 들었기 때문에 살짝 어렵다 싶은 강습내용들이 유익했던 건 당연한 것 같아 강습내용에 대해선 딱히 쓸 말이 없다. 연습이 남았을 뿐.)

올해 CSI는 케빈/조의 재발견이었다. 사실 그 동안 동영상으로만 봐왔던 케빈/조는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었다. 케빈 나이 많고 키만 멀대같이 크고 바운스도 없고 그렇게 느꼈었는데 막상 눈 앞에서 그의 공연과 춤추는 모습을 보니 길쭉한 기럭지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토드나 할렘핫샷과는 또다른 간지) 정확한 동작에서 나오는 간지가 정말 멋지더라. 특히 강습도 좋았는데 오랜 경력 때문인지 강습내용이 안정되고 체계적이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날 잠깐 들러본 피터바우터의 라이브밴드 뮤지컬리티 수업은 정말 멋졌다. 기회가 되면 다시 들어보고 싶은 수업.

그리고 강습에서 강사들의 열정과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예전 워크샵들 보면 간혹 어떤 강사들은 강습 끝나자마자 써머리 촬영도 없이 강습DVD 들이미는 경우도 있었는데 도중 컴피티션에 대한 좋은 반응 때문이었을까 케빈같은 경우는 강습 끝날무렵 그야말로 애정어린 조언들을 해 주었다.
 
처음 행사 개막할 때 틀어준 스폰서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나오던 일렉트릭 음악에 맞춰 어두컴컴한 홀 한 쪽 구석에서 하우스를 추던 케빈의 실루엣을 보면서 아 저 사람은 천상 댄서구나 하는 게 느껴졌었다. 아무쪼록 샤론이랑 행복하길 바란다. 케빈 도둑놈

강습 내용 자체는 좋았는데 애초에 발표된 커리큘럼과는 차이가 좀 있었다. 토마스/앨리스처럼 teacher's choice로 주제를 밝히지 않은 경우는 아예 기대를 안하니 괜찮은데 다른 강습들은 거의 커리큘럼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았다. 어드밴스 클래스 같은 경우야 강습들이 다 괜찮아서 그러려니 하고 들었지만 나중에 들으니 초중급쪽에서는 불만을 가진 분들도 꽤 되었던 것 같다. 듣기로는 외국에선 아예 강습 커리큘럼 공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데 CSI 운영쪽 문제라기 보다는 외국 강사들이 커리큘럼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료강습이 아닌만큼 내가 어떤 내용의 강습을 듣게 될 지 미리 알고 싶은 건 강습생들의 권리라고 생각된다. 운영진과 강사들간의 어느정도 협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케빈은 맥북을 쓰고 아이폰으로 음악을 틀고, 후안은 맥북을 쓰고 아이패드로 음악을 틀고, 토마스/앨리스는 아이폰으로 음악을 틀고 샤론은 맥북,아이폰,아이패드 3종세트를 다 가지고 싶어한다.)

- 풀어야 할 숙제, KLHC, 컴피티션

앞서 장황한 포스팅을 통해 잭앤질 출전한 이야기는 충분히 했고 좋은 결과를 차지해 개인적으론 무척 기쁘고 만족한 KLHC 였지만 참여율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이번 CSI 기간에 처음 열린 KLHC는 이전까지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던 스윙페스티벌의 공백(2010년엔 열리지 못했음)을 충분히 메꿀 수 있는 기회였다. 소셜댄스만으로 만족하는 이들에겐 굳이 순위를 매기는 행위가 썩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지 모르지만 공연과 배틀 등 여러가지 형태의 컴피티션은 분명 스윙판을 들썩이게 하며 여러사람들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결과적으로 개인과 스윙판 전체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분명하기에 없어서는 안 될 행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2010년 스윙페스티벌의 공백으로 컴피티션의 기회가 없었고 1,2년을 기다린 사람들이 이번 KLHC에 많은 기대를 하고 많은 준비를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참여율이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번에 나온 공연팀은 캬바레 부문을 제외하곤 모두 9팀. 커플 6팀과 단체 3팀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였지만 예선이 없었던 걸 생각해 보면 결선에서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단체는 3팀이었으니 탈락없이 사이좋게 1,2,3등을 나눠가진 셈. (물론 각 공연들이 전부 입상할만한 수준의 퀄리티였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님)

KLHC 결과 보기

즉흥소셜인 잭앤질 부문에서는 그 참여율이 더 저조했다. 현장신청을 받았던 오픈잭앤질 같은 경우 즉석에서 너도 나도 신청해 예선을 비롯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데 비해 사전신청을 받았던 루키잭앤질과 스트릭틀리 부문은 겨우 6커플씩으로 예선이 생략되었고 결국 (나를 비롯해) 검증되지 않은 실력의 팀들이 결선에 오르게 되었다.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로 끝나서 다행이었지만 2009년 스윙페스티벌 스트릭틀리 부문에 국내 강사급 댄서들이 총출동했던 거나 다른 행사 인비테이셔널 잭앤질 초청 댄서들의 면면을 생각해 보면 KLHC 잭앤질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스트릭틀리 부문에 기존 강사급 실력자들이 대거 참여하지 않았던 건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었다. CSI의 인지도랄까 KLHC의 홍보부족이랄까 이런저런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내년 KLHC를 기획하면서 운영진이 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기존 실력자들의 참여부족이 아쉽긴 했지만 그 덕에 뉴페이스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입상여부를 떠나서 커플디비전에서 뿌니/꿈나무, 레알/모카 등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고 단체전에선 '해피타임8pm'도 신선한 모습을 선보였다. (음? 그 멤버가 그 멤버네?)
새로운 시도였던 루키잭앤질도 무척이나 좋은 느낌이었다. 경력과 실력을 떠나서 이렇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무대가 있고 그런 용기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참 기분 좋다.
잭앤질 부문에선 그동안 국내외 여러 활동등으로 노력해 왔던 정우/크리스탈의 스트릭틀리 1위도 의미가 있었고 동키,올리비아,이안,이슬 등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모르는 사람은 또 몰랐던 댄서들을 이번 기회에 다 알게 되었단 것도 의미가 있겠다. (주군/아멜리도 여기에 동승할 수 있게 되었다면 그저 감사할 뿐)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스윙 퍼포머라 할 수 있는 제갈량/토깽님을 비롯 커플디비전 입상자들의 국제무대 가능성도 어느정도 인정받은 듯 하고 챔피언들은 한국 스윙판에 대해서 다시한 번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챔프들의 페이스북 반응들

아울러 개인적으로 명칭에 대한 혼란이 좀 느껴진다.
예년의 CSI엔 정식 컴피티션이 포함되지 않았고 올해부터 KLHC란 이 름으로 추가가 된 것 같은데 CSI와 KLHC 두 가지 명칭이 하나의 행사에 쓰이다 보니 복잡한 게 사실이다. 운영진에선 KLHC와 CSI를 별도로 사용해 주기를 바라지만 사람들은 CSI 컴피티션,잭앤질이라고 부르지 KLHC란 명칭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CSI던가 KLHC 하나로 통일하면 좋겠는데... 뭐 그냥 개인적 생각이다.


- 라이브의 재발견

그동안 몇몇 라이브 파티를 다니면서 라이브 좋은 걸 그렇게 느껴보지 못했었는데 CSI 에저5 밴드의 라이브는 정말 훌륭했다. 처음 잭앤질이 디제잉에서 라이브연주로 바뀌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무척 당황했더랬는데 결과적으론 라이브 아니었으면 어떻게 그렇게 열광적으로 춤췄을까 싶다. 밴드원의 대부분이 직접 춤을 추는 스윙댄서들인지라 리듬이나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 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현장에서 댄서들과 함께 호흡하며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끌어올리는 라이브밴드의 능력은 정말 최고였다. 소셜도 소셜이었지만 템포와 길이등을 적절히 조절해 가며 분위기를 끌고가다가 터뜨려 버리는 잭앤질 올스케이트에서의 그 열기는 디제잉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었다.
듣기에 급조된 밴드에다 CSI를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정말 별표 5개를 아낌없이 붙여주련다.
(추가 : 급조된 밴드는 아니고 피터바우터만 협연을 하게 된 거라고 함)

피터바우터와 함께 놀기


컴피티션과 별도로 소셜도중 라이브에 맞춰 잼서클이 한 번쯤 만들어졌더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외국 행사들 보면 잼서클 영상도 많던데 CSI에선 잼서클이 없었다. 판을 만들어 주면 잘 노는데 막상 판을 만들기는 힘든 우리나라 사람들 성향일까. 잼서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잘 모르겠는데 파티나 이런 행사에서 잼서클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floor 그리고 stage

대부분의 스윙퍼포머들은 체육관이나 댄스플루어에서 관객들과 시선을 나란히 한 채 공연을 펼친다.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스윙댄스의 특성상 그리고 주욱 그래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런 불평이나 개선의 노력 없이 공연을 즐긴다. 무대 배경보다는 바닥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조명보다는 동영상 찍는 각도에 더 신경을 쓴다. 하지만 나름 무대공연을 좋아하고 공부했던 나로서는 스윙의 '공연화'에 대해 관심이 좀 많다. 그러다보니 그 먼지쌓인 바닥에서 댄서들이 뛰고 날고 하던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는데, 정작 공연이 이루어져야 할 무대엔 밴드 악기들이 가득차 있고 부채에 연미복에 가발에 진한 화장에 잔뜩 차려입은 댄서들은 먼지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명품 가방 흙바닥에 굴리는 느낌이랄까. (내가 할렘핫샷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은 정식 무대 공연을 하려고 노력 한다는 것)

샤론,후안,조 : 얘 무릎 좀 봐 (photo by 마야)


물론 스탭들이 바닥 걸레질 하는 모습을 주욱 봤기에 바닥먼지는 운영의 문제라기보다는 장소환경의 한계일텐데 조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두컴컴한데서 공연하는 챔프들이 좀 안쓰럽긴 했다. 그 때문인지 아닌지 컴피티션 공연 때는 대강당 전체 조명을 환히 켜 두었는데 이 또한 공연에 집중하기 좀 힘든 환경이 아니었나 싶다. 운영진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던 건 알지만 내 욕심에 무대를 커튼(이 없었던 거 같지만)으로 가린다던가 스포트라이트 조명 한 두개 정도 설치(도 물론 힘들겠지만)만 해도 공연 퀄리티는 확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그냥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그래도 스탭들의 노력은 정말 박수쳐 줄만하다.
중강당의 바닥이 손수 수작업으로 탄생한 바닥이란 걸 아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런지?

한땀한땀 깔아 만든 중강당 바닥 (photo by Jeff Chan)



- 기타 수익사업 모색

CSI에서는 커피워크샵이라거나 티셔츠, 슈즈, 야식 판매 등 다양한 수익사업도 겸했는데 이익의 분배가 어떻게 되는지를 떠나서 행사를 풍성하게 하는 꽤나 다채로운 이벤트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동영상, 스냅 등 여러 촬영스탭들의 노력으로 행사 기록이 많이 남게 되었는데 외국처럼 행사 DVD를 판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물론 DVD는 물론이고 유료다운로드도 제대로 안 받고 왠만한 영상들은 공유정신 투철한 우리나라 사람들 성향에 큰 장사가 될까싶긴 하지만 제대로 된 편집에 강습써머리까지 포함해서 퀄리티만 어느정도 된다면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DVD 나오면 살거란 얘기를 몇 군데서 듣긴 했다. DVD 추후 판매가 어렵다면 아예 DVD와 몇 가지 서비스를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서 신청을 받으며 어떨까?


- CSI 폐인 양산의 부작용

그렇고 그런 학창생활과 그렇고 그런 직장생활을 겪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열정과 열기를 느끼게 해 주는 아이템이 또 어디 있을까? 살면서 이런 감동과 열광을 언제 또 느껴 볼 수 있을까? 이번 CSI는 많은 이들에게 환희 그 자체를 느끼게 해 준 것 같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들리는 모든 소식들이, 보이는 모든 포스팅들이 CSI/KLHC 2011의 꺼지지 않는 열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CSI의 감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른바 CSI 폐인들이 양산되고 있는데 이 점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ㅋㅋ 암튼 이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지길 바라며 몇몇 CSI 폐인들의 모습을 올리며 후기를 마칠까 한다.


CSI 폐인 종결자 스윙FM 마늘양. CSI 폐막 5일 후의 상황. 현재상황 모름. 티셔츠를 사서는 캠프에 두고 왔다는데 CSI 운영진 업무에 참고하시도록.





p.s.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제 후기는 이벤트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 CSI 2011에서 이미 너무 많은 걸 받았으니까요.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다른 분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좋겠네요.


      파티팩 따위...



posted by 주군


(퍼가시는 것보단 링크를 권장하며 링크해 가실 땐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이블호러블의 유래 : 자신들에게 종종자주매번 소맥,폭탄,러브샷 등 한국 고유의 전통 음주문화를 전해주던 아다마스에게 외국댄서들이 붙여준 애칭들의 합성어. 누군가 이블이라 했고 누군가 호러블이라 했다. [본문으로]
  2. 누가 이블호러블이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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