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펼쳐지는 린디합+웨스트코스트스윙(이하 웨스트) 합동 행사. 크로스오버 댄서로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행사였는데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기에 참여가 망설여졌다. 아마도 많은 댄서들이 그랬던 걸로 알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스윙 협회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온라인 상으로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순 없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웨스트코스트스윙협회만 남게 되고 린디합쪽에서 협회 문제가 없었던 일이 되면서 일단락 되었다. 개인적으로 협회 형태의 어떤 조직이 언젠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 다시 협회 문제가 '언급해선 안 되는 어떤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쨌든 다행히 잘 수습되어 많은 팀이 참가하게 되었고 그나마 행사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호텔에서 개최한 행사인만큼 접근성이나 대외적인 홍보효과도 컸고 무엇보다 체육관에서 하던 행사들에 비해 '있어'보였다. 어쩌면 스윙판에서 CSI+KLHC와 더불어 또 하나의 큰 행사가 만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대회 참가자들에게는 최고의 대회였다. 일단 주최측이 내건 상금이 어마어마했고 솔직이 많은 참가자들로 인해 대회 규모가 커진 데에는 큰 상금도 한 몫을 했다. 상금이 기껏해야 10만원 단위이던 스윙판에 자리수 0이 하나 더해진 상금들은 그야말로 좋은 자극제였으리라. 게다가 최근 1년동안 급성장한 우리나라 린디합씬에 준비되어 있던 다수의 린디하퍼들이 출전하면서 린디합 파트에서는 그럴듯한 행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반면 웨스트 파트에서의 저조한 참여는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소셜인프라가 갖춰진지도 얼마 안되는 우리나라 웨스트 판에서 컴피티션 위주의 행사는 무척이나 낯설었을 것이다. 마치 린디합씬에서 2011년 1회 KLHC에 참여가 저조했던 것처럼. 하지만 국내 3대 웨스트 동호회 중 2개 동호회가 코리아 오픈에 불참하면서(자세한 스토리는 생략) 참여율이 저조해졌고 결과적으로 대회 수준이 그만큼 낮아진 건 인정해야 할 듯 하다. 열심히 대회 준비해서 상을 받은 분들에겐 박수를 보내지만 스윙댄스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린디합/웨스트 각 장르별 이해도를 높인다는 대회 취지면에서 볼 때는 분명 역효과를 일으킨만한 요소들이 존재했다. (아 이건 웨스트 스트릭틀리 부문에서 입상한 저를 포함한 이야기입니다. 입상 못 한 분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축하를 받는게 스스로 너무나 민망합니다. ㅜㅜ)

그 밖에도 아쉬운 부분들은 많았다. 논란이 됐던 바닥문제부터 대외적으로 홍보가 됐던 DJ doc의 석연찮은 공연 취소 문제, 협찬 간식 제공 문제, 챔피언 교체 문제, 상급 지급 문제 등등... 그러나 아쉬운 부분들이야 아쉬운 부분들인거고 엎어질 뻔한 행사가 이만큼 성황리에 펼쳐지게 되었고 댄서들에게 또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첫 대회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린디합/웨스트 첫 공식 합동행사로서의 의미도 크다. 유일한 린디합+웨스트 교차 출전자로서 이런 행사가 계속 되었으면 바람과 함께 BTP나 CSC같은 크로스오버 이벤트도 언젠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자, 문제는 이제 내년에 있을 2회 행사다.
행사를 주최한 스피드님은 이미 2회 코리아오픈의 날짜까지 확정되었음을 알렸다.
일단 2회인만큼 올해 제기됐던 문제들은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바닥문제부터 간식문제(?)까지...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린디합의 경우 올해 다행히 성황리에 끝났지만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던 행사를 떠맡아 뒷수습 하신 한댄스님이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자세한 뒷이야기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한댄스님의 공이 컸다고 생각하는데 올해가 임시직이셨다면 내년에도 누군가 프로마인드로 무장한 '신뢰할 만한' 사람이 총대를 메고 나타나 주길 바란다. 그럼 린디합 파트는... 그냥 또 시끌벅적할 거다. 우리나라 린디합 씬은 이미 월드클래스니까.

웨스트의 경우 앞서 언급한 아쉬움들에도 불구하고 올해 대외적으로 큰 성과를 얻었다고 들었다. 코리아 오픈을 위해 내한한 US오픈 주최자 Jay Byam의 힘으로 코리아오픈 웨스트 파트가 국제적 웨스트코스트스윙 행사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웨스트코스트스윙은 미국에선 마이너 스트릿댄스격인 린디합과 달리 상당히 메이저격인 장르로서 공식 association을 두고 프로페셔널한 룰을 가지고 조직화되어 있는데 이 협회의 인정을 받으면 대회마다 일정 포인트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인증받은 대회에 출전해서 포인트를 획득하면 그 포인트에 따라 댄서의 레벨이 결정되는 것이고 댄서들은 레벨을 높이기 위해 포인트를 획득하려고 노력하는데 코리아 오픈 웨스트 파트가 이런 대회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코리아오픈 웨스트 행사는 국내뿐 아닌 국제적으로도 홍보되고 아시아권 혹은 외국 출전자들까지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그런 대외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서울코리안 댄서인 나는 국내 웨스트씬의 단합이 좀 더 이루어져 실력있는 우리나라 웨스트 댄서들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마도 코리아 오픈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행사에서 웨스트/린디합 간의 교류랄 건 크게 없었지만 각 장르별로 배워야 할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웨스트씬의 프로페셔널함인데 린디합도 물론 객관적인 룰이 있겠지만 웨스트에는 대회의 룰이 좀 더 명확해서 그 룰에 맞춰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심사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스트릭틀리 부문에서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감점이라거나 이러이러하면 감점이라거나 공연에서는 이러이러하면 감점이라거나 하는 것들이다(들었는데 잘 생각이 안남 ㅎ). 웨스트 심사위원장인 Jay Byam이 심사도중 기립박수를 치는 심사위원들을 제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심사위원들의 이런 반응은 다음 출전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객관성과 냉정함을 유지하는 모습.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에 살짝이나마 느낀 프로의 미덕이었다. 반면에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모 린디합 챔피언의 뒷 이야기는 좀 실망스럽기도 하다. 린디합과 웨스트를 떠나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는 우리나라 댄서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꼭 지녀야 할 마인드.

길게 적은 것 외에도 개인적으로도 뜻깊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행사였다. 내년엔 또 어떤 모습이 될 지 기대된다. 행사 주최하고 진행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초등학생들의 스윙 공연. 외워서 공연이나 할 줄 알았지 소셜까지 할 줄은 몰랐다. 냉큼 달려가서 홀딩신청 했는데 맥스가 스틸.





posted by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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