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불멸의 연인 - 베토벤, 낭만주의의 창시자

내 불멸의 연인이여
운명의 끈이 우리를 다시 이을 때까지
오직 그대와 결합하는 것만이 내 인생의 의미입니다.
그대는 내 인생이며 전부라오
다시 만날 때까지
영원히 사랑해 주시오
영원히...


- 영화 '불멸의 연인' 중 베토벤의 편지 축약



베토벤이 죽은 후, 받는 이를 알 수 없는 세 통의 편지가 발견됩니다. 그가 31살 무렵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부치지 못한 편지들에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베토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죠. 영화 이야기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편지는 실제로 지금도 베토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덧붙여 1994년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불멸의 연인'입니다.


본의아니게 게리올드만이 연속으로 등장하십니다. 배트맨을 돕기 훨씬 전 이 무렵의 게리올드만은 정말 강렬함 그 자체였죠~


불멸의 연인
감독 버나드 로즈 (1994 / 영국, 미국)
출연 게리 올드만, 조한나 테어 스티지, 예로엔 크라베, 크리스토퍼 풀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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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멸의 연인'은 베토벤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영화는 일종의 추리극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친구 겸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제론 크라베)가 베토벤의 유언장에 적힌 무명의 상속자를 찾기 위한 조사 과정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쉰들러는 그 '불멸의 연인'을 찾기 위해 베토벤의 과거 여인들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사람들은 괴팍했던 베토벤의 성품, 천재적인 음악성을 증언하면서 베토벤과의 뜨거웠던 사랑을 나눴노라고 증언하죠. 하지만 불멸의 연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고 마지막 장면 당시 저에겐 충격적이었던 반전과 함께 그가 진정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픽션이 분명하지만 베토벤의 편지들과 그가 남긴 음악, 그리고 당시 시대상을 살펴보면 왠지 베토벤이 실제로 평생을 걸쳐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그런 열정적인 사랑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베토벤의 경우에는 그 사랑이... '증오'로 바뀌어 평생을 간 케이스죠.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하는 말인데 사랑이란 엄청난 에너지라서 그 사랑이 증오로 바뀌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어서어서 사랑이 떠났음을 받아들이고 그 후에도 계속될 나의 삶에 충실해야겠죠. 물론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 베토벤 님께서도 그러지 못했죠.


쿨하지 못하게 말입니다.


우린 베토벤이 하이든, 모짜르트와 함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라고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하지만 모짜르트보다 후대의 작곡가로서 낭만주의의 경향을 좀 더 많이 보입니다. 앞에서 낭만주의가 개인의 감정과 주관적인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했었죠? 모짜르트의 음악이 형식에 있어서 절제와 논리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면 베토벤의 음악은 좀 더 감성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음악을 직접 들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일부러 확연히 차이가 나는 곡들을 고르긴 했지만 이런 특징이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기교가 뛰어난 모짜르트 음악에 비해 베토벤의 음악은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짠~ 한게 있습니다. 스무살 어렸을 적 한밤중에 '월광'을 들으면서 가슴벅차하던 생각이 나네요~


이러한 베토벤 음악의 특징은 영화에도 묘사되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쉰들러에게 음악의 역할이 뭐냐고 묻습니다. 음악은 영혼을 맑게 한다는 쉰들러의 말에 베토벤은 음악은 작곡자의 감정과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하죠. 음악은 최면과 같다고도 하고요. 음악이란 작곡자의 감정을 나타내는 거라고 합니다. 바로 베토벤이 낭만주의에 영향을 미친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베토벤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아우르는 작곡가 혹은 낭만주의의 창시자라고까지 평가되기도 합니다.

귀가 안들려 피아노의 진동을 느끼며 월광을 연주하시는 베토벤~



자, 음악얘기는 이쯤 하고 다시 영화로 돌아갈까요?


베토벤은 알려진대로 아주 괴팍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자주 묘사되는데 영화 속에서는 이를 결국 실연의 아픔때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베토벤은 귀족이 아니었던 신분의 한계때문에 수차례 청혼을 하고 퇴짜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런 열등감들이 그를 괴팍하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정말 사랑의 아픔이 증오로 바뀐 나머지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날을 세우며 괴팍한 성품으로 변해갔는지 알 순 없지만 어쨌든 그가 죽을 때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끊임없이 수많은 여성들과 사랑에 빠졌고 그때마다 나이나 신분 등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하니 평생 사랑에 매달리면서 살았던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자신을 떠난 한 여자를 평생 증오했던, 아니 사랑했던 베토벤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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