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콜레라 시대의 사랑 - 낭만주의 문학의 영향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란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영화 '세렌디피티'에서였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한 여자와 현실을 믿는 한 남자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후 오랜 시간이 흘러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는 영화죠. 그 영화에서 여자는 거리에서 산 책 안쪽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그 책을 다시 팔아버립니다. 운명적으로 그 책을 남자가 다시 얻게 되면 그때 만나자 하고 말이죠~ 둘의 만남에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던 그 책이 바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입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은 '네번의 결혼식, 한번의 장례식'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찍었습니다.


 
콜레라의 사랑
감독 마이크 뉴웰 (2007 / 미국)
출연 하비에르 바르뎀, 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 벤자민 브렛, 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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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우리나라엔 아직 개봉을 안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설로 읽으신분들이 계신지 안계신지 모르지만 줄거리를 소개하도록 하죠.

역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그의 이름이죠. (하비에르 바르뎀이 10대에서 80대까지의 연기를 선보입니다. 영화보면서 벤자민 버튼이 생각났는데 분장은 벤자민 버튼에 훨씬 밀리더군요 ㅎ) 가난한 청년 플로렌티노는 부유한 상인의 딸인 페르미나(지오바나 메조지오르노)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하지만 환경의 차이로 반대에 부딪히고 마침내 페르미나는 의사인 우르비노(벤자민 브랫)와 결혼을 하게 되죠. 플로렌티노는 사랑하는 페르미나를 잃고 절망하지만 곧 새로운 희망을 찾고 인생의 결심을 하게 됩니다. 평생 그녀를 기다리겠다고 말이죠. 그녀의 결혼생활을 멀리서 지켜보며 평생을 기다립니다. 무려 51년 9개월 하고도 4일을요...

젊은 시절의 페르미나

젊은 시절의 플로렌티노 (분장이 좀...)



결국 그녀의 남편이 죽고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와 함께 하게 됩니다.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53년만에 잠자리도 같이하고 그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속삭이며 행복해 합니다.



50년을 넘게 한 여자를 사랑하며 기다린 남자... 아름다운 사랑같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날짜까지 세는 그의 모습은 살짝 스토커 같기도 합니다. 이런 사랑이 실제로 우리 삶 속에서도 가능한 걸까요?

이쯤에서 원작 소설에 대해 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포스팅인데 영화 말고 다른 얘기들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네요)
원작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이하 마르케스)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라틴아메리카 작가로 저 유명한 '백년동안의 고독'이란 작품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사람입니다. 1982년 '백년동안의 고독' 바로 다음작품이 1985년에 출간된 '콜레라 시대의 사랑'입니다. 마르케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용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환상적 리얼리즘'(magic realism)이란 장르이죠. 환상 혹은 마법 그리고 현실... 공존할 수 없는 두 단어가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Gabriel Jose Garcia Marquez) / 작가
출생 1928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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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는 전 세계 어느 곳이나 격변의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선 5.18과 민주화 운동이 있었고 남미도 민주화와 쿠데타 혁명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고 하죠. 그 격변의 동시대를 살던 작가 마르케스는 리얼리즘이란 단어의 뜻처럼 현실성과 역사성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회참여방식은 아니었던거죠. 어린시절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환상적인 이야기들의 영향을 받은 마르케스는 자신의 소설에 판타지적인 측면을 가미해 단순한 기록과 재현에서 끝내지 않고 미학적 가치를 지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콜레라시대의 사랑' 또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결국 비상식적이고 모순으로 가득찬 현실 속에서 독자로 하여금 진실은 무엇인고 진정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동화는 아닐까요? (영화에서는 워낙에 사랑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원작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뭐라고 말하기가 힘드네요~)

아 우리 낭만주의 얘기를 쭉 하고 있었죠?

그러고 보니 낭만주의 문학에 대해 뒤져 봤더니 그 '환상적 사실주의'란 말이 나오긴 합니다. 개성을 중시하고 질서를 벗어나 풍부한 상상력을 펼쳤던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독일에서 환상적 사실주의가 나타났다고 하네요. 마르케스의 그것과 같다고 볼 순 없겠지만 아무튼 낭만주의 시대에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국적이고 비현실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었다고 하니 앞서 살펴봤던 드라큘라 같은 작품들도 그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현실이라는 가장을 하고 사랑이라는 환상을 얘기하는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었습니다.

p.s. 50여년 간 한 여인을 기다려 온 플로렌티노 아리사. 하지만 그가 그렇다고 금욕생활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페르미나를 기다리는 동안 육체적으로 탐닉했던 여자들이 600여명이라고 하죠? 하나하나 숫자를 매겨나가고 기록하는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모습이 진정한 사랑이라기 보단 집착에 가깝다고 느껴지면서도 살짝 부러워지는 건 왜일까요? ㅎㅎ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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