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명 : '사랑은 비를 타고' 14주년 공연
> 공연날짜 : 2009.9.25(금) 8시
> 공연장소 : 대학로 한성아트홀
> 캐스팅 : 동욱-임춘길, 동현-최성원, 미리-강연정


사비타의 추억

요즘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 포스팅 때문에도 그렇고 '렌트'랑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 때문에도 그렇고 뮤지컬 처음 입문 하던 때를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90년대 중반 뮤지컬 붐이 처음 일기 시작하던 그 때 뮤지컬의 환상에 푹 빠져 이쪽 바닥에 발을 담그게 된 게 어느덧 10여년이 지났군요. 이제 그 시절의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은 대부분 젊은 꽃미남 배우들로 세대교체가 되어버렸고 저는 그동안 환상에 다가갈 수록 환상은 깨지고 만다는 걸 알아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공연을 보러 다니고 글을 쓰고... 뮤지컬은 아직도 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사랑은 비를 타고'를 다시 보게 되었으니 이거 옛날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군요. 1995년엔 참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뮤지컬에 처음 발을 딛게 해 준 '그리스'가 있었고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가 있었고 그리고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있었죠. ('지하철1호선'을 제가 이 해에 봤던가 확실하지 않네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삼성동 현대백화점 꼭대기층에는 '현대토아트홀'이란 소극장이 있었습니다. '사랑은비를타고'가 여기서 초연을 했는데요, 라이브밴드 연주에다가 피아노 두대가 한 줄로 놓여있는 지금 한성아트홀 버전과는 좀 다른 무대였더랬죠. 은 줄여서 '사비타'라고 하지만 처음엔 '사랑비'라고들 불렀습니다. 그리고 전 아직도 '사비타'란 줄임말보다는 '사랑비'란 어감이 더 좋습니다만 아무도 알아듣지를 못하더군요.

언제였더라~ 정보소극장에서 단체관극 후 팬미팅을 진행중인 주군


극 중 장소이동 없이 실시간으로 아파트 거실에서만 진행되는 이 작품은 처음으로 '살롱뮤지컬'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 형제 사이로 그 어떤 동욱/동현 듀오보다 한층 와닿았던 남경주, 남경읍의 동시 캐스팅까지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이런 새로운 작품컨셉은 이후 '사랑에 빠질때'로 이어지며 작품성과 기획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케이스를 만들어 냅니다. '사비타'의 경우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으니 그야말로 롱런할만한 괜찮은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냈던 거죠.

'사비타'는 배해일 연출, 오은희 극본, 최귀섭 작곡 등 내로라 하는 스탭진으로도 유명했는데요 이분들이 당시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셨더랬는데 이 빠방한 트리플 라인업은 다음 해 '쇼코메디'로까지 이어집니다. 최귀섭씨는 '태권V'와 우리나라 최초뮤지컬 '살짜기옵서예'의 음악을 맡으셨던 故 최창권 선생님의 아들이자 '세월이가면'의 최호섭씨의 형이죠.

아무튼 그 '사랑은비를타고' 초연을 보고 난 후 넋이 나간 채 삼성동 거리를 노래하고 춤추며 뛰어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리고 공연뿐 아니라 티비에서 해 준 공연영상을 녹화해 놓고 얼마나 돌려보았던지 공연에 당장 출연을 해도 될 정도였다죠 아마~ 이후에도 문화일보 홀에서도 초연멤버로 한 두번 공연을 더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이텔 뮤지컬동호회 시삽을 하면서 봤던 김성기, 김학준씨의 버전이 생각나구요~ 인켈아트홀에서 주원성, 엄기준, 김소현, 윤공주 씨 등의 공연을 봤던 기억도 나네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번 사비타 공연이 아마 10번정도 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티 사비타'가 만난 2009년의 사비타

솔직히 말하면 전 최근에도 주변에 사비타 본다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 말리곤 했었답니다. 그렇게나 좋아하고 푹 빠져 살았던 공연인데 언제부턴가 비추 목록에 올라가게 된 이유는 몇년 전 보았던 사비타에 대한 안좋은 기억때문이었습니다. 인켈아트홀(지금의 한성아트홀)에서 사비타 오픈런이 시작된 이후로 2006년인가 처음 보게 되었는데 사비타는 그동안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주원성, 서동균, 윤공주 캐스팅과 김성기, 엄기준, 김소현 캐스팅의 공연을 보았었는데. 과거 초연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스토리나 음악들은 모두 그대로였지만 조금 더 많이 가벼워졌더군요. 관객과의 과도한 스킨쉽이라던가 배우들이 무대에서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웃기도 하는 모습들은 초연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는 저에게 무척이나 좋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개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모 배우님의 실망스런 공연까지 더해 제 맘 속에 고이 간직해 놓았던 '사랑비'의 추억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첫사랑은 만나지 말라고 하는가 봅니다 ㅎ)

ⓒ 엠뮤지컬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엄기준 : 몇살이야? 김소현 : 22이요~ 엄기준 : 무슨띠야?  김소현 : -_-;;

하지만 배우도 관객도 그런 분위기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걸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고리타분했던 걸까요, 저의 무관심과는 상관없이 사비타는 여전히 롱런을 계속하며 2008년부터는 일본에서도 공연되는 등 지금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게 된 2009년의 사비타는 또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2006년도보다 많이 안정되고 많이 진지해지고 업그레이드에 대한 노력이 많이 보였다고나 할까요?

ⓒ 엠뮤지컬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임춘길


일단 임춘길씨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임춘길씨 하면 우리나라 뮤지컬 1세대라 할만한 분인데요 사실 노래나 연기보다는 탭이나 춤으로 훨씬 두각을 나타냈던 분입니다. 제 기억 속에도 이 분의 연기보다는 밥포시 스타일의 섹시한 안무나 42번가의 현란한 탭댄스가 더 각인되어 있네요. (개인적으로 예전에 크레이지포유 오디션 현장에서 연습하시는 걸 뵌적이 있는데 발이 안보이더군요 @.@) 워낙에 춤을 잘 추시는 분인지라 춤 못추는 설정의 동욱 역이란 얘길 듣고 중간에 한 건 하시겠구나 했더니 역시나 비의 브레이킹을 멋지게 보여주십니다. 무엇보다 동욱의 캐릭터를 너무나 잘 소화해 주셨습니다. 여성적이고 소심하고 깔끔한 동욱의 캐릭터의 그야말로 물흐르듯이 흘러가는 연기는 1세대다운 관록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 상대 배우들과 주고받는 느낌들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하셨을지 짐작이 되더군요.

ⓒ 엠뮤지컬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최성원


최성원씨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해 주십니다. 최성원씨 역시 사비타가 처음이 아닌지라 무척이나 여유있는 동현을 선보입니다. 자칫 다혈질에 거칠게만 표현하게 되는 동현을 오히려 여유있게 표현해 세상 모든 풍파 다 겪어낸 초연함 같은 것이 보이더군요. 유미리와 농담을 주고받는 문제의 그 말장난씬도 아주 가볍지 않게 적당한 웃음으로 넘어가 줍니다. 무엇보다 현재 '영웅을 기다리며'에 출연하시면서 사비타 공연을 하신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사비타야 워낙에 레파토리화 된 공연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대사나 노래에 익숙해서 금방 무대에 적응하긴 하겠지만 공연 두개를 같이 하면서 그정도 집중력을 보인다니 놀랐습니다.

ⓒ 엠뮤지컬컴퍼니. All Rights Reserved. 강연정


유미리 역에는 신인배우 강연정씨였는데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출연경력을 가지고 있는만큼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비록 유미리 역할의 배우가 가져야 하는 필수조건인 섹시함이 살짝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그 2%의 아쉬움들을 다 덮어주는 게 바로 강연정씨의 성실함이었습니다. 참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배우였습니다. 캐릭터면 캐릭터, 노래면 노래 연습을 얼마나 했을지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작품 자체도 상당부분 업그레이드가 되었더군요. 전체적인 무대는 그대로이지만 아파트 안쪽을 표현한 실루엣 유리문이 신선했고, 무엇보다 노래가사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제가 초연공연 때 닳고닳도록 들었던 그 가사들이었던 것 같은데 가사가 입에 맞게 또 요즘 상황에 맞게 많이 바뀐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소라찜'이 '추어탕'으로 바뀐 거겠네요. 하긴 옛날에 공연 볼때도 '소라찜'이란 요리를 집에서 잘 해먹나 의아해 하곤 했었는데 추어탕이라니 훨씬 일상생활에 가까운 그럴법한 소재로 바뀐거죠.

한동안 사비타에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건 바로 이렇게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스탭들의 노력과 선후배 배우들의 성실함, 집중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작품의 흐름에서 벗어난 소소한 이벤트 같은 걸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순 있어도 결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이런 배우들의 노력과 진실성이 아닐까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노래방 반주를 넘어서지 못하는 사비타의 MR은 여전히 아쉬웠습니다. 사비타 정도의 공연이면 MR에 좀 더 투자를 하면 어떨까도 싶은데 라이브밴드의 '사비타'를 기억하고 있는 저로선 한 없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동욱, 동현 형제의 연탄곡을 MR로 듣는 느낌은 좀 안타깝더군요. 언젠가 좀 더 큰 무대에서 라이브밴드의 공연을 볼 수는 없는걸까요? 혹시 3000회정도면 가능하려나요?


언제나 그 자리에 '사비타'

'사랑은 비를 타고'가 14년을 달려오는 동안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죽인다웨딩회사'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웨딩닷컴'으로 상호가 변경되었고
동욱이 소파위에서 마지못해서 추던 춤은 '룰라의 싸바싸바 엉덩이 춤'에서 '브아걸의 시건방 춤'으로 진화했고
이벤트 비용 '20만원'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40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요리시간에는 '소라찜' 대신 '추어탕'을 끓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많은 것들이 바뀌어 왔지만 여전한 것들도 있네요.
잔소리 하는 형과 아웅다웅 하는 동생과
매사에 덜렁대고 실수투성이인 사회초년생의 모습
음식이 타 버려 호들갑을 떠는 형제의 모습도
그리고 두 형제가 연주하는 midnight blue in rainy day의 멜로디도 그대로더군요.

오랜만에 만난 사비타는 그렇게 다른 듯 친숙하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겠죠. 더 많은 배우들이 피아노 연습을 해 사비타를 거쳐갈테고 많은 관객들이 사비타에서 또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 갈테죠. 또 많은 것들이 바뀔 테지만 사람들이 사비타를 보고 가져가는 느낌은 그대로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이들에게 추억같은 사비타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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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ilovemusical.net/ 풀잎피리 2009.10.06 22:37 신고

    잘 읽고 갑니다. 작년에 7번째로 보고 끊고 있는 작품이에요. 최성원 씨 참 아끼는 배우라 열심히 봤더랬죠. 그냥 그의 정겨운 동욱을 좋아합니다. 근데, 뭔가 작품이 그냥 지금과 참 엇나가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이 정도면 되었어! 라고 그만 보게 되었어요. ^^ 10년 전에 보셨다니, 정말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 같아요!!

    미투에서 소환해주신 바람에, 재미난 글도 잘 읽고 갑니다. =)



지난 번에 1편을 올리고 시간이 좀 많이 지났군요~ 밀린 리뷰도 많은데 어서어서 밀린 포스팅 올려야겠습니다. '조승우는 아직 고딩일 적 그시절의 뮤지컬 갈라'란 무척이나 묻어가는 제목이 좀 유치한 거 같아 바꿨습니다. ㅎ


8. 에비타 - Don't Cry for me Argentina


마당놀이로 유명하신 김성녀씨도 뮤지컬 무대와 현대극에서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에비타를 하셨었군요. 그리고 이 공연에서 재미있는 건 한국 뮤지컬계 대모격이신 윤복희 선생님께서 후배들이 메인인 무대에 간간이 코러스로 참여하고 계신 건데요~ 뮤지컬 부흥을 위한 솔선수범이셨을까요?


9. 미스사이공 - The Heat is On in Saigon



4대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캣츠, 오페라의 유령 중 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레미제라블'과 '캣츠'정도 였습니다. (그것도 로열티 안주는 공연이었죠 아마~) '미스사이공'과 '오페라의 유령'은 씨디로 음악이나 접해볼 뿐 무대에서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무대기술의 한계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많았었죠) 그래서 하이라이트 콘서트에서의 미스사이공 무대는 더더욱이나 뮤지컬 팬들에게 반가운 무대였는데요.
이 당시엔 참 멋져보였던 이 장면이 지금 보니 왜이리 초라한지요~ 조촐한 무대세트도 하나 없이 그저 배우들이 무대에 서서 간단한 의상정도만 갖춰입고 노래를 부릅니다. 게다가 핀마이크도 하나 없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연기하랴 노래부르랴 안쓰럽기 그지 없군요.
그래도 이런 선배들의 노력들이 오늘날 '미스사이공' 라이센스 공연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 되었던 게 아닐까요?


10. 미스사이공 - The Last Night of the World


이어지는 미스사이공 넘버는 저 유명한 'The Last Night of the World'인데요~ 당시 SBS 쇼탤런트 출신으로 뮤지컬계의 요정으로 군림했던 최정원씨의 '킴'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박상원씨의 크리스는 지금 봐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좀 안쓰럽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11. 오페라의 유령 - Phantom of the Opera


이 날 공연의 게스트로 브로드웨이에서 날아온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진 레먼'과 '래리 프렌지' 부부인데요. 오페라의 유령의 한 장면을 선보였더랬죠. 이 두 분들 당시에도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분들인데 역시나 지금도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군요. 은퇴하셨으려나요?


12.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메들리


이 날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넘버 퍼레이드였습니다.
코러스의 'the temple'로 시작해 윤복희 선생님의 'everything's alright', 'I don't know how to love him' 로 이어지는 JCS 메들리는 역시나 무대에서 보기 힘들던 JCS의 곡들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윤복희 선생님의 저 파워와 카리스마에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13. 커튼콜 - The Impossible Dream


커튼콜 엔딩 곡은 '맨오브라만차' (당시 제목으론 '돈키호테'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군요~) 의 넘버 'the impossible dream' 입니다. 처음에 박자를 놓치신 윤복희 선생님 그럭저럭 잘 이끌어 가십니다. 방송분량때문에 편집되었던 분들의 얼굴도 보이고 가사가 우리말로 바뀌자 입다물고 어색하게 서 있는 브로드웨이 부부의 모습이 안타깝군요~ 한 가지 언어로 통일해서 부를 것이지 영어랑 우리말 가사를 섞어서 부르니 좀 당황한 듯 합니다.

장농 속에 쳐박혀 있던 '1995년도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 VHS 테잎을 꺼내 디지털 복원과 함께 간단한 리뷰를 작성해 보았는데요, 이렇게 다시 보니 당시 뮤지컬 처음 접할 때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얼마나 테잎을 돌려보고 얼마나 노래들을 따라 불렀던지요. 혼자서 자칭 브로드웨이키드라고 떠들고 다니던 유치하지만 아름다웠던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집니다. fin

1995년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 동영상 모아보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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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렌트' 오리지널 팀과 '지킬앤하이드'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 등이 줄지어 있는 데다가 무대와 스크린, TV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스타 뮤지컬 배우들의 모습과 좋아하는 공연은 수십번씩 보고도 모자라는 뮤지컬 매니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뮤지컬 붐이라는 말에 실감을 하고 있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또 기획이나 작품성, 실력 등 모든 면에서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뮤지컬 붐은 어제 오늘만의 주목할 만한 현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에 제가 뮤지컬을 알고 난 이후 뮤지컬은 늘 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붐으로 기억되는 때가 바로 1995년 무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한민국 뮤지컬 1세대 스타 남경주씨가 요즘 조승우 저리 가라 하는 인기를 누리던 그 시절, '사랑은 비를 타고' '쇼코메디' 등 걸출한 창작뮤지컬들이 등장하던 시절, 로얄티 개념이 전무해 빅4공연을 판권없이 도둑공연 하던 시절.. 그 시절에 뮤지컬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TV를 통해 뮤지컬 공연을 거의 처음 접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당시 처음 시작된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였습니다. 지금 소개할 이 공연은 1회인지 2회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후 해마다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몇년간 계속 되었고 이후 지금은 많이 익숙해진 '뮤지컬 시상식'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녹화해 두고 참 많이도 돌려봤던... 노래에 안무까지 전부 외울정도로 지겹게 봤던 그 VHS테잎을 오래된 짐 속에서 꺼내 추억을 들춰볼까 합니다.


1. 오프닝 - New York, New York


난 외칠거야 이게 우리라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우린 할거야~
이순간 이시간 다시는 안오네
후회 없는 오늘 위해~
'뉴욕 뉴욕'을 개사한 윤복희 선생님의 오프닝 무대는 참 멋졌습니다. 당시 뮤지컬 붐을 알리듯 새로운 시작의 의지를 불태우는 가사 내용은 제가 종종 장기자랑이나 오디션에서 써먹었을 정도로 꽤 괜찮은 레파토리였습니다. 엔딩크레딧에 방송스탭의 명단이 올라가는 대신 출연배우들의 명단이 오프닝 무대에 주욱 나열되는데요. 남경주, 최정원 등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김정숙, 황현정 등 지금은 무대에서 뵙기 힘든 분들의 이름도 보이고 지금은 YB 윤도현씨의 아내가 된 이미옥씨의 이름도 보이는 군요.


2. 드림걸스 - Steppin' to the bad side

샤롯데의 드림걸스보다도 훨씬 이전에, 비욘세가 나온 영화 드림걸스를 보기도 훨씬 이전에 이미 이 노래를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별거 없는 안무와 구성이지만 남자 네 분이 흰 장갑을 끼고 영어로 노래하며 '우우우~' 하던 게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요~ 내용도 모르면서 '위고나챈져스탈 챈져톤~' 하며 중간에 나오는 남경주씨의 랩 부분 막 따라하던게 생각나네요.

멤버도 참 쟁쟁합니다. 당시 뮤지컬 양대 주역이었던 남경주, 주원성씨와 함께 늘 콤비를 이뤘던 김선동, 조남희씨까지... 최정원, 전수경씨가 코러스였으니 말 다했죠 뭐. 제가 한 때 사모하던 황현정씨의 모습도 나오네요. 몇년전까지 뮤지컬 트레이닝 하시던 걸 티비에서 봤는데 지금은 뭐하시는지요..


3. 가스펠 - Light of the world


드라마와 영화로 더 많이 활동했던 허준호씨 역시 서울예전이 배출한 뮤지컬 스타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허준호씨 창법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이 당시 드라마 배우가 노래 참 잘하는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역시나 주원성, 최정원, 김장섭, 성기윤 지금은 뮤지컬계 대선배격인 이 분들이 다 코러스를 하고 계십니다. 하긴 이때는 남경주, 최정원 등 주연급이 정해져 있긴 했지만 워낙에 뮤지컬 배우들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그 멤버가 그 멤버일 수밖에 없었죠. 대부분 서울예전 출신이었던 이당시 뮤지컬 1세대들을 거의 모든 공연에서 역할만 바꿔가며 그대로 볼 수 있었답니다.


4. 브릿지 - 박상원, 남경주


드라마는 물론 최근까지도 '벽을뚫는남자'등으로 무대에 서고 계시는 박상원씨와 남경주씨가 이날 공연의 더블MC를 맡았더랬습니다. 정말 풋풋하시군요~


5. 썸머타임 - Summer Time


당시 가창력과 함께 섹시함과 관능적인 매력이 넘쳤던 배우로 기억되는 김정숙씨의 단독 무대입니다. 조지거쉰의 '썸머타임'을 멋들어지게 불러주셨는데요. 요즘 김선영씨 정도의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풍부한 성량으로 재즈넘버를 멋지게 소화해 주십니다. 레미제라블에서 팡틴을 맡으셨던 게 기억나네요~


6. 캬바레 - Cabaret

이번엔 전수경씨의 단독 무대입니다. 캬바레 역시 전혀 생소한 작품이었는데 이 노래에서 전수경씨의 까딱까딱하는 동작과 함께 이 노래는 무척이나 오래 기억에 남았었죠. '캬바레'의 라이자미넬리 이미지를 좇아 단발 가발을 쓰신걸텐데 한동안 이 단발머리로 전수경씨를 기억했더랬죠.


7. 그리스 - Greased lightning


오늘 포스팅 마지막 곡은 바로 그리스의 '날쌘돌이'입니다. 요즘 그리스 공연에서는 'greased lightning'이라고 원어를 살려주는 거 같던데 전 이 시절의 '날쌘돌이'라는 번역이 훨씬 맘에 듭니다. 발음도 어렵고 무슨뜻인지도 와닿지 않는 데 굳이 원어를 살려야 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최고는 '여기 phantom of the opera 있어~' 죠 ㅎ) 아무튼 이 시절 이 하이라이트 콘서트 영상과 함께 그리스 영상은 제 단골 레파토리였습니다. 지금처럼 UCC도 DVD도 없던 시절 겨우겨우 본방 시간 놓치지 않고 녹화해 놓은 이런 테잎들은 토토가 영화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우듯 당시 제겐 너무나 훌륭한 오락거리였고 공부거리였고 꿈과 희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때 외워둔 '날쌘돌이'를 참 여러 장기자랑에서 써먹었었네요~ 최근까지도요 ㅋ

분량이 많아 나머지 영상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도록 할께요~ fin

1995년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 동영상 모아보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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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22 뮤지컬 쓰릴미를 보고 왔습니다. 뮤지컬 쓰릴미는 워낙에 음악만으로도 인상적이어서 꼭 봐야지 했던 작품이라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더랬는데 공연한 지 3년이 되어서나 보게 되었네요. (미투데이 ''님이 김우형과 정상윤 페어를 추천해주시고 양도티켓도 얻어주셔서 잘 보고 왔는데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

뮤지컬 '쓰릴미'는 단 두명의 배우와 한대의 피아노로 이루어지는 작은 뮤지컬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작품성까지 낮아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로맨틱 코메디 뮤지컬이 대학로에서 붐을 이루는 동안 동성애라는 아직은 낯선 코드와 어린이 유괴 살인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3년째 관객을 끌어 모으는 매력이 분명히 있더군요. 

일단 음악이 귀에 착착 감깁니다. 뮤지컬 음악의 특징이라면 음악이 드라마의 구성과 캐릭터의 감정표현에 일조해야한다는 것일텐데요, 쓰릴미의 넘버들은 배우들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멜로디와 함께 두 명의 배우가 대사를 주고받듯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중창, 리프라이즈 등의 기법이 적절하게 쓰여 배우들의 갈등을 나타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 음악을 먼저 접했던 저로선 음악만으로도 극의 분위기와 흐름을 느낄 수 있었죠. 특별한 무대장치도 없는 검은 배경의 빈무대(empty stage)와 단 두 명의 배우, 그리고 절대 웃을 수 없는 무거운 이야기 뿐인 극 속에서 음악마저 멜로디들의 단순한 나열이었다면 1시간 40여분이라는 공연시간이 무척이나 힘들었을 겁니다. 또 극의 시작에서 끝까지 배우들과 함께 하는 한 대의 피아노는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지해주며 스릴러 특유의 긴장의 완급을 잘 조절해 관객의 시선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마법을 선보입니다. 이야기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서로 잘 들어맞는 톱니바퀴처럼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쓰릴미의 넘버들은 그저 노래'도'하는 몇몇 뮤지컬들의 화려함보다 더 큰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 맛보기 "Superior" - 뮤지컬 '쓰릴미'중)

그리고, 캐스팅은 뮤지컬 '쓰릴미'가 가지고 있는 또다른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쓰릴미는 주연과 조연, 앙상블이 나뉘어져 있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단 두명의 배우만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캐스팅이 그만큼 중요하고 어려웠으리라 생각되는대요, 3년째 이어지는 쓰릴미의 캐스팅은 참 성공적으로 보여집니다. 지금까지 캐스팅의 면면을 보자면 류정한, 김무열, 최재웅, 이율, 김우형, 정상윤, 강필석 등등(생각나는 배우들만) 그야말로 스타캐스팅 혹은 스타탄생의 등용문이었습니다. 류정한 등 기존 뮤지컬 스타들을 소극장으로 불러들여 인지도를 높였음은 물론이고, 김무열, 최재웅 등 신인들을 기용해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죠. 3년쯤 지나니 이제 김우형 같은 배우들은 지킬앤하이드 같은 큰 무대를 거쳐 다시 돌아오니 마치 친구가 금의환향 한 것 같은 반가움까지 안겨줍니다. 게다가 '그'역을 맡은 적이 있는지라 '나'역의 김우형을 보러 오는 관객들도 꽤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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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배우들의 개성들을 살려 같은 시즌의 공연이라도 각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데 제작진의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러한 '페어'캐스팅은 마케팅으로까지 잘 이어진 것 같습니다. 2009시즌의 경우에도 김우형/정상윤 페어와 김산호/강필석 페어를 완전히 구분지어서 공연을 올렸는데요, (비율을 따졌을 때 총 93회 공연 중 이 두 페어가 각각 34회와 35회로 1/3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예외적으로 강필석/김우형 페어가 16회, 정상윤/김산호 페어의 공연이 6회 있었구요, 언더스터디인 김하늘씨의 2회 공연은 제외했습니다. ; 090609 추가) 한 팀의 공연을 보면 다른 팀의 공연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자연스레 재관람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이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쓰릴미만 수십번 본 관객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리고 평균 관객점유율이 90%가 넘는다니 쓰릴미의 이러한 매니아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가 갔던 5/22은 아마도 팬카페에서 단체관극을 온 거 같았는데 그래도 그렇지 좀 심하다 싶었던 게 남자관객을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하도 이상해서 일일이 다 세어보았는데 250여석 객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 중 남자는 저를 포함해 딱 5명 정도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언론자료들을 살펴보니 아마 평소에도 쓰릴미의 관객들 대부분은 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갔던 날 특별히 여성관객들이 많았던 거라고 해도 평상시 남자관객 비율이 많아야 10%를 넘는 것 같진 않은데 (제가 갔던 날은 2% ㅜㅜ) 대체 이 여초현상의 이유가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동성애나 유괴살인 같은 코드에 여성들이 특히 공감할 만한 이유도 없을텐데 여성관객 비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왜 쓰릴미 공연장에서는 남자 관객들을 볼 수가 없었던 걸까요?

뮤지컬계에 불어닥친 여초현상?


1990년대 제가 하이텔에서 뮤지컬 동호회 시삽을 맡고 있을 무렵, 그러니까 남경주, 최정원 등 뮤지컬 1세대들이 한창 주름잡고 있던 무렵 소위 남경주 팬클럽이 있었습니다. 공연 좋아하고 뮤지컬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관극때 그들의 주요 목적은 분장실로 찾아가 경주오빠와 인사를 나누고 경주오빠의 생일케잌을 챙겨주고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 주는 데 감격해 하는 것이었죠. 뭐 저도 남경주 팬의 한사람으로서 팬들의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과연 그들이 사랑하는 게 과연 뮤지컬인지 경주옵빠인지 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더랬습니다.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의 성격을 띄고 있던 저와 동호회 멤버들은 그들의 존재가 뮤지컬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지 심각하게 논의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09년이 되었는데 그 팬심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전엔 경주오빠 하나였지만 이젠 뮤지컬 바닥에 좋아해야할 꽃미남 옵빠들도 훨씬 많아졌으니 팬들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도 같습니다.

듣기에 쓰릴미의 매니아들은 주로 여성관객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눈으로 확인한 결과 그 '주로'라는 건 거의 90%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두번도 아니고 같은 공연을 거의 2,30번씩 보기도 한답니다. 과거 '록키호러픽쳐쇼'가 미국에서 처음 상영되었을 때 소수 관객층을 형성하며 소위 '컬트'란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쓰릴미가 과연 '컬트'일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쓰릴미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대중성이 충분히 있는 작품입니다. 어떤 작품보다 뮤지컬의 정통적 어법에 충실하고 멜로디도 대중적이고 이야기나 인물의 캐릭터, 배우들의 연기, 완성도에 있어서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는 작품입니다. 남성관객들로부터 외면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작품이죠. 하지만, 지금의 관객비율은 분명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제작사측에선 평균관객점유율이 8-90%를 넘나들고 공연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지 모르겠지만, 과연 소수의 관객층에서 공연을 여러번 보는 것과 보다 많은 관객들이 한번씩 공연을 보는 것 어느쪽이 과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뮤지컬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전 쓰릴미의 관객들을 만나 이런 내용으로 대화를 나눠 본 적도 없고, 그들을 함부로 평가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긴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공연을 볼 자유가 있습니다. 공연을 본 후 무대가 좋았다 나빴다, 음악이 훌륭했다 별로였다, 드라마가 괜찮았다 안좋았다 얼마든지 말 할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쓰릴미란 작품을 보고 난 후 거의 모든 관객들이 음악이나 작품에 대한 얘기 없이 오빠의 안부만을 걱정하고 사인 받기만 바라는 분위기라면 그건 그다지 썩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극장을 찾은 여성관객들보다 더 우려가 되는 건 '혹시라도(!)' 밝고 화려한 샤방샤방한 작품들만 뮤지컬로 생각하고 쓰릴미를 찾지 않는, 그리고 여친의 손에 이끌리지 않으면 스스로 극장을 찾지 않는 남성 관객들일 겁니다. 관객분석을 통해 이런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 제작사측에서도 좀 더 다양한 관객층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뮤지컬 남성관객을 발굴하고 끌어들이는 일이 아마 다음 시즌 쓰릴미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밖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 핵심이 되는 원어가사를 그대로 쓰는 게 유행이긴 하지만 '쓰릴미'란 가사를 꼭 살려야 했을까?
   th 번데기 발음도 아닌 쌍시옷 "쓰릴미" 발음은 어색하기도 하고 뜻도 모르겠던데...
- 신촌 the Stage 극장 좋더라~ 블랙박스라서 더욱~
- 원작을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동성애 코드가 확실히 사는게 원작자 Stephen Dolginoff는 실제로 게이가
   아닌가 싶다.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선 그저 여성스럽다고만 표현되는 그 게이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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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 2009.06.09 11:10 신고

    우연히 링크 타고 돌아다니다가 좋은 리뷰 잘 읽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잘못된 부분이 보이네요^^; 김우형 씨는 2008년에 '나' 역이었다가 2009년에 '그' 역에 캐스트되었고, 올해 쓰릴미는 크로스캐스팅이었습니다. 정상윤, 김산호 페어도 있었고 강필석, 김우형 페어도 있었어요. 물론 언더였던 김하늘 씨도 정상윤 씨와의 공연이 있었구요. 이 부분들은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2008년 공연 때 '쓰릴미'를 '안아줘'로 번역한 바가 있습니다만, 너무 어색하다는 관객들의 반감을 사서(?!) 올해는 '쓰릴 미'로 가사를 원상복귀한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09.06.09 13:07 신고

      아 '그'와 '나'가 오타가 났군요~ 네이선과 리차드가 아니라 좀 헷갈렸네요 ^^ 지적 감사합니다. 그리고 크로스캐스팅 부분에 있어서는 비율상 많은 부분 차지했던 걸 따지다보니 오해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더였던 김하늘씨의 부분은 제외했구요, 다른 페어의 공연들도 언급은 되어야 할 거 같네요~

  2. :D 2009.06.09 11:15 신고

    그나저나 여자들을 위한 남자들의 뮤지컬이라는 말이 확 와닿네요. 정말이지 여성관객 점유율이 무척 높은 작품이죠, 쓰릴미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더라도 여자관객 점유율이 90% 이상이라는 쓰릴미의 오명(?!)이 벗겨질지는 의문입니다. 남성관객들도 즐길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고 한들 그러한 장점이 곧 점유율로 이어지지는 않지요. 스토리텔링 분야 종사자로서 요즘 절감하고 있는 게, 남성 관객들 잡기가 정말 하늘의 별따기더군요. 게다가 공연 쪽은 마니아계층이 더 많이 형성되어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여하튼 별로 아는 작품도 없는데;;; 돌아다니다 아는 작품 하나 나와 떠벌떠벌하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09.06.09 12:48 신고

      감사합니다~ 이 공연 통해서 뮤지컬 매니아 계층이 형성되어 있다는 걸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아쉬운 건 좀 더 대중적일 수 있는 작품이 소수의 전유물로만 남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3. Favicon of http://sweetworld.tistory.com 달콤한 꿈 2009.06.14 10:47 신고

    트랙백타고 왔어요 ^^ 관객층은 정말 숙제일 것 같아요. 일단 성별로도 그렇지만 연령층으로도 그래요. 타겟이 되는 관객층에 포함될 때는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가도, 좀 벗어나게 되면 그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로 부담스럽거든요. 극 자체의 성격상 한계가 있겠지만 그 작품을 보러 가는 게 껄끄러운 층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잠재 관객의 발을 돌릴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글 흥미롭게 잘 읽었어요.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09.06.14 16:12 신고

      감사합니다~ 관객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장르에 대한 지나친 편식은 그다지 반갑지가 않아요~

  4. Favicon of http://me2day.net/mystyle_hi HARA 2009.06.15 04:22 신고

    잘봤습니다아~ :D
    마지막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원작자 돌기노프씨는 실제로 게이가 맞습니다^^
    올해 내한하셨을때 애인분이랑 같이 오신걸 봤었어요~ㅎㅎ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09.06.15 04:27 신고

      역시~~~ 좋은 정보 감사해요 하라님같은 분이 자주 들러주셔야 좋은 포스팅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

이 글은 Joogoon님의 2009년 5월 10일에서 2009년 5월 11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기간 : 2009.3.6~9.13
- 장소 : KT&G상상아트홀


몇 안되는 초강추 뮤지컬 리스트 중 하나

사랑에 관한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뮤지컬 (이런 걸 '레뷔' revue 형식이라고 함)

근데 남경주 형님은 2006년에 아이러브유 고별공연까지 하셨지 않아요? ㅎ

< 맛보기 동영상 > - 2005년 뮤지컬 대상 시상식 축하공연 중



예매하러가기>



'대한민국 뮤지컬 대상'과 더불어 뮤지컬 시상식을 자리잡은 '뮤지컬 어워즈'가 올해로 3회를 맞이했다.
대구뮤지컬어워즈인가도 있던데 이렇게 작은 시장을 가진 한국이란 나라에서 뮤지컬 시상식이 여러개나 되는 이유를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니 일단 넘어가자.

지난 4월20일 있었던 이번 제3회 뮤지컬 어워즈 동영상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는데 뒤늦게나마 살짝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뮤지컬 어워즈는 1회때부터 좀 스타일리쉬한 오프닝을 추구해왔었다. 사회자가 소개되고 사회자의 멘트에 따라 시상식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 형태였다면 뮤지컬 어워즈는 독특한 형태의 '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사회자 등장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SBS(1회)와 Mnet(2,3회) 등 민영방송과 케이블 음악채널이 방송주관을 맡으면서 좀 더 독특하고 화려한 무대가 연출된 것 같다.


올슉업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 1회 오프닝. (사회 : 송승환, 김주희)

 
DJ Koo 구준엽의 디제잉 쇼로 시작한 2회 오프닝(사회 : 남경주, 이석준, 옥주현)
   어찌나 엠넷스러운지.. ㅎ



 

제3회 뮤지컬 어워즈 오프닝 무대

올해 3회에는 오만석씨가 단독사회를 맡아서 센스있는 진행으로 좋은 평을 들었다.
오프닝 역시 현재 공연중인 '드림걸스'의 'one night only'를 메인테마로 중간에 후보작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오만석씨의 노래도 좋았고 다양한 출연자들이 함께 부르는 군무와 합창도 멋졌다.

 

'one night only' slow버전으로 시작하는 오프닝

세 작품에서 각각 세명씩 등장해 코러스를 넣어준다

드림걸즈 팀 세명

자나돈트 팀 세명

미녀는 괴로워 팀 세명

리버댄스처럼 한줄로 등장하는 '지붕위의 바이올린'팀

'내 마음의 풍금'팀도 나오고

짜잔~ 화려한 엔딩의 오프닝무대


그런데....

이거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 하다.

바로 2004년 토니상 오프닝 무대!!

2004년은 휴 잭맨이 토니상 시상식의 사회를 맡아서 멋진 오프닝 무대를 선보였던 그 해다.

자기가 사회보고 주연상까지 받은 휴 잭맨 (2004년 A Boy from Oz로 주연상을 받았다)


노래는 역시 드림걸스의 'one night only'

각각 세 작품에서 등장하는 세명의 코러스들도 그렇고 (헤어스프레이, 리틀숍오브호러스, 하난 모르겠다 ㅜㅜ)
간주중에 인사말과 사람들 소개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리쉬 댄스팀과 한줄로 계단 내려오는 것도 그렇고

뭐... 머라하고 싶은건 아니고
오프닝 무대가 상업성 작품도 아니고 워낙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토니상과 휴 잭맨에 대한 오마주나 패러디라고 한다면 뭐 그냥 살짝 넘어가 주고 싶긴 한데
오만석씨도 물론 잘했지만 우리 울버린 형님의 큰 덩치와 긴 다리에서 뿜어나오는 파워풀한 킥이 자꾸 겹쳐지는 건 어찌할 수가 없다.


암튼 본 시상식에서도 선배들이 나와서 주연상 후보작 발표하는 건 아카데미를 따라한 게 분명하니
이번 뮤지컬 어워즈.. 전반적으로 미쿡 애들꺼 너무 따라해주신 거 같다~

 







  1. Favicon of http://meeyoo.tistory.com Meeyoo 2009.05.02 19:55 신고

    트랙백 보고 찾아왔습니다.
    전 그저 다양한 작품을 한 무대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했는데
    토니상 영상을 보니 정말 비슷하네요. ^^;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09.05.03 03:12 신고

      사실 이 정도면 비슷한 정도가 아니죠~ 말썽 일으키자면 얼마든지 일으킬 수 있을정도~ 우리나라 시상식들 너무 많아서 상 나눠먹기로 욕먹는 판에 이런 식이면 좀 곤란한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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