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

'어딕션' 그 출발은 200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윙댄스에 갓 입문해서 지터벅을 배우던 시절 프린지페스티벌에서 만난 USD현대무용단의 작품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스윙댄스는 아니었지만 클럽 빵의 넓지 않은 공간에서 올드재즈 'cheek to cheek'에 맞춰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은 스윙댄스의 공연화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뭔가 가능성 같은 걸 느끼게 해 주었었다.

2009/08/25 - 어느 '듣보' 무용단의 보석같은 작품 ; '아름다운인생' 리뷰

'스윙댄스만 추지 말고 스윙댄스랑 현대무용의 움직임들과 연기등을 섞어서 공연을 만들면 어떨까? 한 곡으로 끝나는 공연이 아니라 스토리를 만들고 분위기 다른 곡 몇 개를 드라마적으로 배치해서 2,30분 정도의 스윙댄스드라마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팀을 만들어서 프린지페스티벌 같은 데 참가할 수도 있겠고 작은 클럽 같은 데 빌려서 공연해도 좋을 것 같다...'

블루스도 몰랐고 스윙바가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던 당시의 지터벅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의 이미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보게 된 영상 하나.



댄/켈리의 이 공연은 딱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런 공연도 많이들 하더라.

그래서 알게 된 블루스라는 장르. 린디합 등이 음악의 템포나 패턴등에 어느정도 제약?이 있다면 블루스는 느린 템포와 표현의 자유로움 때문에 그저 춤 말고도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더라.

블루스 공연 영상으로 처음 본 작품인지라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다.
맨발과 미니멀한 의상 컨셉 등등.

그래서 입문하게 된 블루스.
블루스 입문은 그저 신나고 흥겹게만 추는 것이 스윙댄스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데...

2010/11/29 - 스윙댄스 지터벅, 린디합 외 여러 장르에 대한 관심

이후 시간은 흐르고 흘러...
공연 한 달 전 블루스파티에서의 공연제의가 들어왔다. 블루스는 물론이거니와 졸공 단체공연 빼고는 단독공연은 해 본적이 없었던 지라 걱정이 되기도 했었는데 2년전 꿈꿨던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파트너만 구해진다면 공연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답신을 보냈다.


- 컨셉

사실 공연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컨셉은 대충 떠올랐었다.

'뱀파이어와 미녀'

뭐 패틴슨 이미지를 소화하려 했던 건 아니니 비난마시고...



마침 당시 '트와일라잇'과 '언더월드' 시리즈를 정주행 했던 지라 뱀파이어 이미지에 꽂혀 있었고

기존의 스윙판 공연에서 보기 힘들었던 음산함, 기괴함 등을 표현해 보려고 했었다.
더불어서 '야수와 미녀', '하이드와 루시' 등의 비슷한 컨셉이 떠올랐다.


미녀와 야수


지킬앤하이드 중 하이드와 루시 - dangerous game



결국 음악 선곡 과정에서 적당한 음악을 찾지 못해 이 컨셉은 수정되고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 집착, 애절한 사랑등을 다룬 '중독'이란 컨셉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음산함과 기괴함의 컨셉은 어느 정도 살려가고 싶었다.

그리고 좀 있어 보이려고 영어단어 addiction(중독)을 공연제목으로 삼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런저런 블루스 패턴을 다양하게 소화할 능력은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블루스와 웨스트, 현대무용, 연기 등을 적절하게 섞은 블루지 퍼포먼스로 안무의 방향을 정했다.


- 음악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에 블루스 리듬까지 가진 곡은 찾기 어려웠다. 가장 근접했던 후보곡 lovesick lullabye가 있었는데 클라이막스가 부족하고 밋밋해 표현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블루스 파티 오거나이저이자 DJ인 최반장형한테 부탁, 바로 다음날 U2 bono의 'if you were that velvet dress'를 소개받았다. 이 노래는 원곡은 그렇게 드라마틱한 곡이 아닌데 블루지한 리듬으로 편곡된 버전이 음산함과 애절함을 동시에 담고 있어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음악은 원곡과 라이브버전, Jools Holland버전 등 몇 가지가 있는데 관심있으시면 검색들 해 보시라.


U2 - if you were that velvet dress (원곡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라이브버전)

6분15초 분량의 원곡에서 2분가량을 잘라내고 4분정도의 곡으로 편집을 했다.
잘라낸 2분도 상당히 드라마틱 했는데 공연이 끝나고 다시 들어보니 새로운 느낌이더라.
몇 번의 공연을 통해 음악 편집의 달인으로 거듭난 느낌이다. ㅋ


- 연습

파트너를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나 고민했다. 몇 명 소개받은 팔뤄가 있긴 했었는데 메티양의 필이라면 이번 공연의 애절함을 잘 살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메티양은 춤을 그렇게 많이 춰 본 건 아니었지만 자기만의 춤 색깔이 확실하고 블필(blues feel) 또한 탁월한 친구였는데 첫 컨택에서 흔쾌히 오케이를 해 주었다.
메티양은 사실 출빠 초반에 동경하던 완소팔뤄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공연 파트너를 하게 된 건 개인적으로 참 감격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파트너 섭외, 선곡, 연습일정을 잡는데 1주일이 걸렸고 남은 3주동안 주 3일씩 연습을 했다.

내가 안무를 짜는 방식은 보통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 쓰고 싶은 동작을 정해놓고 나머지 연결부분들을 메꿔나가는 식인데 이과적 마인드로 예체능적 작업을 하려니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다.

동작을 무조건 머리 속에 그려서 외울 순 없고 그나마 패턴이름을 알면 괜찮은데 솔로무브 같은 추상적인 동작들을 기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런 방식이랄까?

신의 물방울식 추상적 표현

졸라맨 찬조출연


늘 춤은 내 느낌대로 즐기면서 춰야 한다는 게 지론이긴 하지만 공연은 역시 다르다. 정한 느낌과 컨셉, 음악의 리듬에 나를 맞추어야 한다. 서로 가지고 있던 버릇을 버리고 안무컨셉에 몸을 맞춰가는 점이 어려웠다.
그리고 선곡한 음악은 들을 땐 좋았는데 막상 춤을 추려니 꽤나 어려운 음악이었다. 템포가 너무 느렸고 너무 쳐졌다. 그 느낌대로만 가면 공연 자체가 처질 것 같아 생각보다 더 많이 박자를 당기고 그루브를 살리려고 애를 썼다.

새로운 움직임을 창조해낸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하루종일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 이미지를 몸으로 표현해 보고 가능성 있는 동작으로 만들거나 블루스 패턴을 이리저리 변형시켜가며 원하는 이미지를 머리속으로 구체화 시켜 나가면서 실제로 파트너와 출 때 생기는 문제점들은 서로 상의하면서 보완해 나가려고 노력... 하다가 잘 안돼서 유튜브에서 베꼈다.
(농담이다 하하하)

리프트라던가 포인트가 되는 몇 동작들은 다른 작품들에서 따오기도 했는데 솔로무브라던가 연결동작들은 가능한한 독창적이려고 노력했다. 뭔가 춤의 패턴같은 느낌보다는 원초적인 느낌처럼 표현하려고 애썼다.

가뜩이나 우울한 음악을 한 달 내내 귀에 달고 살자니 미쳐버리는 것 같다. 간간이 쿵짝쿵짝 재즈로 귀 정화.


- 의상

가능한한 화려하지 않게 미니멀한 느낌으로 가려고 했다.
남자는 베이지 계통으로 헐렁한 팬츠와 티 정도를 생각했는데 다행히 집에 비슷한 느낌의 옷이 있어서 구매안하고 활용할 수 있었다.
여자는 살짝 칼라가 들어가도 괜찮았다. 좀더 컨셉에 맞는 드레스가 있었지만 움직임에 불편이 있어서 살짝 샤방한 느낌이 드는 원피스를 선택했다.

몇 가지 의상 후보들


애초에 구두를 신는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발레슈즈를 신을까 뭘 신을까 하다가 맨발로 공연하는 걸로 합의. 맨발로 춤추는 게 식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느낌이 잘 살았던 것 같다.


- 사람들

선곡을 해 준 최반장 형을 비롯해 도와준 몇 분들이 계신다. 링고팝 티지군이 조명에 대해 이러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내 주었다. 덕분에 멋진 실루엣 오프닝이 만들어졌다.
스모키 분장에 링고팝 지니님이 도와주기로 했다. 수박바 하나면 된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수박바 찾기가 어렵다. 누가 수박바 보면 연락 좀...


스윙 행사마다 수고하는 라디앙군이 촬영을 해 주기로 했고, 두기님도 당일날 장비를 들고 나타나 촬영을 해 주었다.
대학시절 연극좀 하셨다는 링고팝 커먼님은 연습 스포일러 영상을 통해 의견들을 전해주었다. 그 중 몇 가지가 '나도 그 생각을 안한 건 아니야'라는 명목으로 반영되었다.


- 기획

솔직이 말해 약간 깜짝쇼를 하고 싶었던 것도 있고 파트너랑 단독 공연 처음이라 긴장될까봐 그런 것도 있고 블파 공지까지는 공연사실을 많이 알리지 말기로 했다.
페이스북에는 project addiction이라는 타이틀로 매일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이 티저형식으로 포스팅 되었고 낚여든 사람들의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가지 않고 별로 관심이 없더라. 그러다가 먹는 거 사진 올리면 댓글 러쉬 ㅋ

간략하게나마 포스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글링으로 이미지를 검색했다. addiction 하니까 순 담배,약물중독 얘기만 나오고 love, kiss 등의 검색어로 몇 가지 이미지를 찾을 수 있었다.

addiction 후보 이미지들. 맨 위 이미지가 채택.


이미지 무단도용은 그닥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나하나쯤이야' 하는 마인드로 후다닥 최대한 원본과 다른 느낌으로 보정에 들어갔는데 나름 반응이 괜찮았다. 포토샵이 없어서 사용한 온라인 편집프로그램에서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본의 아니게 영어지상주의적 포스터가 되었다.

무단도용해서 미안하다 사과한다
sorry for using this image without permitting. I appreciate to you who makes this image...


- 개인적 의미

나는 딴따라다. 기질 자체는 그렇지 못하지만 언제부턴가 딴따라로 살고 있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춤추고 노래하고 울고 웃고 울리고 웃기는 게 내가 하는 일이다.
매년 연극 한 편씩은 꼬박꼬박 했었는데 이러저런 이유로 무대를 떠난지 좀 되었다. 앞으로 좋은 기회가 생기면 또 모르지만 당분간 연극무대에는 서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힘들기도 했고 고통스럽기도 했고 기타등등... 성우라는 타이틀도 사실 그닥 내세울 게 없어지는 요즘 스윙판에서의 첫 단독공연은 새로운 무대처럼 느껴졌다.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을 떠나 전혀 다른 무대에서 전혀 다른 관객들 앞에서 다른 모습으로 새출발 하는 느낌이었다. 무대도 훨씬 작아지고 지켜보는 관객들도 훨씬 적어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전처럼 고통스럽지 않았다. 비록 아직 어설프긴 하지만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하는 것보다 춤추는 것이 훨씬 더 즐거운 작업이었다.
나름 개인적인 의미가 있었던 만큼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도 표시하고 작은 이벤트를 하고 싶어 싶었는데 공연 끝나고 마이크 잡았던 게 거슬렸던 관객들도 있는 듯 하다. 생각보다 길어진 건 좀 문제였다.

공연 끝나고 누가 준비했는지는 모를 장미꽃 세례...
무대위에 꽃다발들이 날아드는 커튼콜은 대학 2학년 때 동아리 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행복하다고 느꼈다.
감사하고 감사했다.


- 공연보기


라디앙 버전

Project Addiction - Blues Performance from Dan Kim on Vimeo. (두기 버전)



- 차기작

스윙판 첫 안무 공연이 웨스트(졸공)더니 두 번째 공연이 블루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작 린디합 공연은 언제 하나? 다른 블루스 공연 아이디어도 막 떠오르긴 한다. 아마도 하게 되면 이번과는 다른 밝은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늘다 보면 꿈꾸던 스윙드라마나 스윙뮤지컬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공연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재정적인 부분이더라. 아마추어 공연이 원래 사비 털어서도 하는 거긴 하지만 지출 문제가 다음 공연 의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더라. 단체 공연이면 뿜빠이라도 할텐데 둘이서 연습실 비용 대려니 이것도 만만치가 않더라. 대회 나가는 거면 상금이나 상품을 노릴 수도 있을텐데 파티용 공연은 그런 것도 없으니...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쉽기도 하고.
누가 후원 같은 거 좀 안해 주나? ㅎㅎ

만약에 어떤 행사 때 공연하는 걸 미리 기획해서 행사 오거나이저에게 정식으로 후원 받고 관객동원도 좀 더 신경쓰고 한다고 하면 너무 상업적인 접근이려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posted by 주군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나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해당 제작사와 개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원래 스윙 1주년 결산을 하려던 것이 하루 이틀 포스팅 미루다보니 어느새 1년 6개월이 되어 버리면서
그냥 2010년 마무리 포스팅으로 몰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몇가지 다른 주제로 몇 편 더 연작포스팅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냥 압축해서 정리해 보렵니다.
(그런데도 스크롤 압박 +_+)



1. 출빠시대 - 저 지터벅 밖에 못추는데요...

린디합 배우기 전 첫 출빠가 기억납니다. 2009년말 12월 어느 날이었는데 링고팝에 갔더랬지요.
티켓이 뭔지 음료수는 어떻게 바꿔 먹는 건지 카운터에는 왠 산적같은 험상궂은 아저씨(제니스 ㅋ)가 앉아계시질 않나 혼란과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다 기억나진 않는데 확실히 기억나는 몇 장면이
아마도 바니님한테 '저 지터벅밖에 못 추는데...'라며 홀딩신청을 했었고
TZ가 어떤 덩치 큰 흑인리더(나중에 보니 오마라는 분)에게 스윙아웃을 처음 가르치고 있었고
스윙페스티벌때 만났던 유메님이 있었고
마치의 현란한 춤사위를 구경했었습니다.

그리고는 2010년 접어들어 1월이었나 2월이었나 구정연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출빠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 출빠하면서도 혼자서 타임빠 라이브파티랑 신사빠랑 스윙주랑 빅애플이랑 막 돌아다녔지요.
뮤지컬리티라고는 없는 패턴콤보로 일관하면서 라인댄스 추는 거에 신기해 하고 그렇게 스윙시즌2가 시작되었더랬습니다.

시간만 나면 매일같이 출빠를 다녔고 스윙바마다 포스퀘어 찍고 다니면서 메이어 차지하는 게 뿌듯하던 하루하루였습니다. 춤을 추면서 그야말로 살아있는 걸 느꼈더랬죠. 정말 이렇게 열정을 쏟을만한 아이템을 만난 건 예전 뮤지컬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정말 출빠 1년동안 슬럼프는 많았지만 한 번도 시들했던 적은 없었네요.
한 번은 출빠를 얼마나 자주하나 체크를 해 봤는데 (강습,연습모임을 포함해서) 21일까지 가더군요. 비록 회식때문에 기록을 이어나가지는 못했지만 단지 기록갱신을 위한 출빠는 의미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스케줄이 빡빡한대도 출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춤도 즐거워지지가 않더군요.
스윙을 늦게 시작한 만큼 마음이 급한 점도 없지 않은데 오래 즐겁게 추는 지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두둥~ 21일 연속 스윙의 기록



5월에는 부산에 결혼식이 있어 갔다가 혼자 부산 스윙바로 출빠를 합니다.
타지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은 춤을 춘다는 이유만으로 친밀해지는 건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춤도 즐겁게 추고 마침 월드컵 우루과이전이 있던 날인데 끝나고 술마시면서 축구도 같이 보고
비록 게임이 져서 아쉬웠지만 참 좋은 취미를 택했구나 싶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 때 만났던 부산 스윙팩토리 분들께 감사드려요~ ^^)

8월 제주스윙캠프는 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워크샵이 아닌 춤추고 즐기기만을 위해 참가하는 모임은 처음이었는데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참가한 댄서들과 한 장소에서 2박3일동안 먹고마시고 춤추던 기억은 특별했습니다.
인원제한으로 스윙캠프 참가하지 못한 다른 많은 댄서들이 일정을 맞춰 제주도에 내려와서 같이 놀았었는데(일명 아웃사이더)
그렇게 전국의 많은 댄서들이 다 같이 모여서 놀러다니는 것도 신기했지만
아웃사이더들과 함께 했던 그 폭우 속의 야외 댄스파티는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2010 제주스윙캠프 태연 생일잼

사실 저도 저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진짜 춤 열심히 춥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강습듣고 워크샵 듣고 연습모임 하고 춤에 대해 고민하고 매일같이 출빠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 '지독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인데요.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는 한국 댄서들의 끝장나는 춤사랑...
뭔가 열심히 추는 것도 좋지만 정말 '놀고' '즐겼으면' 합니다.



2. 챔피언과의 만남 - 소문듣고 왔소이다!!

린디합을 시작하기 전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2009 스윙페스티벌에서 처음 본 제갈량은 좋은 타겟이었습니다. 제갈량/토깽님 커플은 2009 스윙페스티벌에서 개인전 1위를 차지했었는데요. 그 전부터 소문은 듣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확실히 맘을 정했더랬죠.


"좋아, 내 상대는 너다!!"
... 까지는 아니지만 저 사람들을 찾아가야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1월에 열린 베이직 강습에서 스윙아웃을 거의 처음 제대로 배웠고 뒤이어 열린 2월 뮤지컬리티에서는 패턴에서 벗어나 노는법을 알게 되었더랬죠. 3월 업글린디에서는 패턴 몇가지를 배웠습니다.
강습도 강습이었지만 때마침 저에게 필요한 강습들이 순서대로 개설되어 주욱 따라갈 수 있었죠.

이후 아다마스,이화,견우,뽈,정우,크리스탈,바다,샤이 등 유명한 국내 강사들도 만나봤고 다들 훌륭한 강사들이었기에 특정강사를 지칭하는 건 좀 그렇지만 일단 저의 2010년 스윙라이프에서는 제갈량이란 댄서를 빼놓긴 힘든 것 같습니다.

다른 강사들과 다르게 그가 가지고 있는 성향들 중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있긴 합니다.
댄서로서의 쇼맨쉽과 강사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앞서 공연들을 보면서 느꼈던 건, 다른 팀들이 춤을 '열심히' 춘다면 제갈량은 보다 더 엔터테이너적이라고 할까요?

스윙댄스가 가지고 있는 소셜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저로서는 우리나라 댄서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바로 쇼맨쉽이라고 생각합니다. 춤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그 즐거움을 관객에게까지 확장시키는 것, 내가 잘 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을 위한 볼거리제공이란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제갈량의 표정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죠.

대부분의 우리나라 스윙댄서들이 춤을 즐기면서도 남 앞에 나서는 것, 나를 드러내는 것을 무척이나 어색해 하고 창피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공연문화를 업으로 하는 게 아니니 취미로서 즐기는 춤 그정도로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공연문화를 많이 접했었고 나름 연기자 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무척이나 답답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력이 오래된 강사급 댄서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역시나 대중들을 위한 볼거리라는 측면에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무튼 이 부분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얘기하도록 하구요, 스윙댄스를 일반 대중을 위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마인드가 제갈량의 쇼맨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011년에는 보다 많은 훌륭한 강사분들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3. 스윙댄스와 소셜네트워크 - 와글와글 수근수근 스윙스윙

아무래도 제 스윙인생에서 소셜네트워크를 빼놓을 순 없겠는데요. 스윙댄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이 트위터에서였다면 2010년 스윙라이프는 미투데이와 함께 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2010년 3월에 있었던 '광화문고양이스윙'이었습니다.


광화문고양이스윙의 시작(with 큐티캣)

여러번 언급했던거라서 관련포스팅 링크만 하도록 하죠.


비비형이 종종 저보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너무 자주 포스팅을 자주 한다고 핀잔을 주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전 이렇게 얘기하곤 했습니다.

'제 유일한 사회생활이예요~!!" ^^;;

사실 그렇습니다.
동호회 생활을 안하는 저에게 스윙판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공유하고 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소셜네트워크였지요.
소셜네트워크는 참 신기한 공간입니다. 그냥 농담 주고받고 수다떨다보면 같은 꿈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입니다. 그러다보면 간혹 실제로 뭔가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 대표적인 사건이 광화문열린스윙이었습니다. 그 때 참 재미있었고 덕분에 많은 분들을 만났었고 고마운 인연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의 인연으로 인사를 건네시는 스윙댄서분들이 계신데 감사할 따름이죠.

나름 머리를 짜냈었던 출빠투데이도 비슷한 소셜활동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늘 가지는 궁금증, '오늘은 사람들 어디로 출빠가나?' 하는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던 건데 비록 현재는 구글문서를 활용한 허접한 수준이지만 이게 시작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전엔 트위터에서 한창 스윙댄스 어플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아직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소셜네트워크에서의 교류들이 분명 더 재미있고 더 생산적인 이벤트들을 만들어내기를 바라봅니다.



4. 타 장르로의 확대 - 블루스가 린디합을 자유롭게 하리라

린디합을 시작하면서 린디합이 참 재미있었고 린디합을 제대로 출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다른 장르에 도전하리라 마음먹었더랬습니다.
그런데 그 결심을 바꿔놓은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블루스'였습니다.
바다/샤이의 블루스 강습 겨우 2번 듣고 참석한 블루스파티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이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패턴이랄까 춤에서의 틀을 깨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블루스가 린디를 자유롭게 하리라 - 주군서 3장3절"

어찌보면 모든 춤이 다 섞여 있는 블루스는 느린음악에 춤을 추는 만큼 패턴보다 음악을 듣고 표현하는 그 과정이 린디합에 비해 훨씬 디테일하고 섬세합니다. 그리고 여유롭지요.
느린음악에 춤을추고 나니 패턴에만 갇혀있던 린디합이 좀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패턴이라든가 뮤지컬리티가 다양해졌고 표현의 폭이 넓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후 모든 춤들을 다 경험해봐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블루스에 대한 관심은 탱블(드래그블루스)로 이어졌고
발보아도 하루 배워서 얼레벌레 소셜때 춰보고 있고
웨스트코스트스윙도 시작해서 아직은 비기너 단계이지만 공연도 하고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스윙댄스 지터벅, 린디합 외 여러 장르에 대한 관심

애초에 린디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시작된 타 장르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어떤 춤도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시점인지라 어떤 순간엔 이도저도 아닌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만 장기적으로 봐선 그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춤을 출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요즘 특히 관심이 가는 분야는 '소울'이지요.
어찌보면 전혀 새롭지 않고 또 어찌보면 무척이나 색다른 소울은 노는 것에 대해 그리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댄서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 아마도 린디합을 베이스로 하면서 웨스트/소울쪽 스타일링으로 차별화된 댄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 소망입니다. ^^

웨스트코스트스윙 비기너 졸업공연



5. 에필로그 - 춤이 세상을 변화시키리라

앞서 말했듯이 동호회 생활을 안하다 보니 생기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후배기수를 챙긴다거나 춤 이외의 모임에 불려나간다거나 하는 일도 없고 의무적으로 뭘 해야하는 게 없어서 요즘같은 떠돌이 생활이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아쉬울 때가 많죠. 이제 스윙빠에서 더 이상의 생일빵도 없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누가 파티에 불러주지도 않습니다. 모든 걸 다 혼자서 알아보고 좇아다녀야 하죠.
왠만큼 친한척하고 눈에 띄지 않으면 출빠 후 맥주 한 잔 생각날 때 뒤풀이 초대받기도 힘듭니다.
워크샵이나 큰 행사 같은 경우엔 미리 섭외하지 않으면 누구랑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지도 고민스럽지요.
분명 아는 얼굴도 많고 두루두루 다 친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작 어느 그룹에 끼어야 할 지 누군가 불러주지 않으면 참 난감합니다.
연말의 동호회 파티들도 어느 한 편으론 꽤나 부럽더군요.

그래서 동호회 지터벅 기수로 다시 들어가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봤지만 그건 좀 아닌 거 같고 그냥 이렇게 스윙판 장돌뱅이 생활을 좀 더 즐겨 보렵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들 만나는 게 아직은 좀 더 재미있는 거 같네요. 가끔 알아봐 주시고 반겨주시고 홀딩신청해주시면 그게 또 반갑고 고맙고 그렇더라구요 ^^

전 스윙판에서 꿈이 참 많습니다.
일단 좋은 댄서가 되고 싶고 실력이 쌓이고 기회가 되면 강습이나 공연/퍼포먼스 활동도 해보고 싶습니다.
지나온 세월들을 아무래도 퍼포머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지 소셜로는 만족하긴 힘든 거 같습니다.
그러려면 좋은 파트너 만나서 실력도 한 층 업그레이드 해야 할테고 훌륭한 동료들도 만나서 꿈을 나눠봐야겠지요.

간간이 외부언론?과 접촉할 때마다 스윙댄스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하는데요.
아직도 춤 하면 순수예술로 거부감 느끼거나 유흥으로만 느끼는 문화가 있는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춤을 즐기게 되기를 바랍니다. 참 오래전부터 가져왔던 모토중 하나가 바로 '춤이 세상을 변화시키리라'라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쉘위댄스'나 '풋루즈' '더티댄싱'같은 스토리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책밖에 모르던 괴짜 범생이가 춤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제가 직접 느꼈고 그 변화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있는 것이었기에 그렇습니다.

2011년은 보다 나은 댄서가 되고 이러저런 꿈들을 구체화시키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데 그 과정에 좋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꾸벅~ ^^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나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해당 제작사와 개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구독하시려면 클릭하세요~
RSS 구독이란?

  1. 여우나비 2011.01.17 17:46 신고

    정리와 규정짓기의 능통ㅋ
    단, 부산스윙은 6월이었음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11.01.23 17:18 신고

      부산스윙 얘기는 안 했는데?

    • 여우나비 2011.01.24 22:38 신고

      부산(에 결혼식이 있어 혼자 갔었던) 스윙(바)
      부산스윙 ㅋㅋ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11.01.25 10:58 신고

      그게 pssf 얘긴 아니잖어~ +_+

2006, 2009, KBS, me2mobile, me2photo, me2sms, me2tv, molca, SBS, sister, uploader, 가겠지, 가득한, 가야, 갈께요, 감동의, 같음, 거니는듯, 것들이, 계세요, 계심, , 그냥, 그러나, 근데, 금방, , 나간다능, 나만, 난리, 남는, , 내일, 내팔자야, 누가, 느낌, 다들, 다르겠지, 단지, 당연하다고, 등등, , 레슨부터, 리뷰도, 링고팝, 만난, 말지, 맥쓴당, 메인브라우저, 모닝콜좀, 모른, 모바일미투는, 몬테스알파, 몸이, 뭐야, 미돈이로, 미안해요, 미투디너, 미투디너따위, 민망해, 밀리고, 베리향, 베리향이, 변경, 보여주기, 보이지도, 뵈러, 브라뿐이랴, 브래지어, 사물표정찾기, 사진은, 사진이, 삭제기능이, , 새벽에, 생각하는, 성우연기대상, 세상에, , 순정도, 스윙댄스, 스탕달, 스페셜, 시라, 시작하자, 시청근처, 식미투, 신드롬, 싫어요, 아닐, 아이폰은, 아이폰을, 아직은, 안부럽네, 안좋긴, 안좋은가보군, 않는구나, 알았네, 어서, 없다니, 없이, 연말이라, 연습하느라, 연습하러, 연출된, 예술, 와인당, , 용인, 우린, 원주에서, 의견이, , 이렇게, 이복고모님, 이유도, 인상적, 인연, 있습니다, 잘리겠다, 장기자랑, 장르별, 전족이라는, , 주미투, 죽을거, 지금, 질러서, 집중해, 차이, 창피해, , , 츤츤츤츤, 침대와한몸, 투폰을, 파이어폭스로, 팔러, 팔자야, 패턴, 포도밭을, 하고, 하구나, 하는거겠지, 하지만, 한개도, , 헤매고, 현대판, 홀로, 홍삼

이 글은 주군님의 2009년 12월 12일에서 2009년 12월 16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