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AJW

2012년 우리나라 스윙판에 나타난 특징 중 하나라면 솔로재즈 인프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솔로 블루스, 솔로 찰스턴 등 솔로재즈 강습도 많이 생겨나고 스윙바에 가 보면 거울 앞에서 혼자 연습하는 분들도 부쩍 많아진 듯 싶습니다. 1년여 동안 팀 공연들이 부쩍 많아진 것과 더불어 소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은데 그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스윗하트 팀이 이번에 주최한 AJW는 그런 스윙판 분위기를 잘 반영한 행사였습니다. 사실 저를 비롯 솔로재즈 좋아하는 몇몇에게는 괜찮은 이벤트였겠지만 분위기가 어떨지는 예상할 수 없었는데 생각보다 그 열기가 뜨거워 놀랐습니다.


- 강사진과 워크샵

팔티는 2010년 내가 처음 접했던 외국인 강사로서 2011년 뉴올리언즈 쇼다운 이후 세 번째 만남이었는데 (비록 뉴올리언즈에서는 태그아웃 시키는 자와 당하는 자의 악연이었지만 ㅋ) 한동안 동영상으로만 접하다가 그 독특한 에너지와 자유분방한 재간둥이의 느낌을 다시 눈 앞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로라와 라모나라는 댄서들은 사실 유튜브를 통해서 춤추는 모습을 좀 봤던 정도였는데 이번 기회에 그 색깔을 느낄 수 있었죠.


알레온 심샘을 변형한 강사공연

팔티는 흔히 우리가 많이들 얘기하는 스윙 챔피언은 아닙니다. (챔피언의 정의는 또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각종 컴피티션에 참가해서 입상권에 드는 댄서라고 칭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팔티는 컴피티션에서 볼 수 있는 댄서는 아니죠. 강사와 오거나이저로 더 유명합니다. 하지만 누구와도 다른 그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댄서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정 받는 댄서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컴피티션에서의 인지도로 댄서나 강사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팔티를 보며 부러운 점이기도 합니다.
 
로라와 라모나와는 스노우볼 잼을 제외하고는 한 번씩 홀딩할 기회가 있었는데 외국 챔피언급 댄서들과의 홀딩은 늘 새로운 경험입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베이직과 그에 충실하게 탄력있게 움직이는 우리나라 댄서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죠. 라모나가 강습 시간에 팔뤄는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다는데 확실히 절대 먼저 움직이거나 하지 않더군요. 안정적으로 느껴지면서도 평소 하던 만큼의 리딩에 뜻대로 팔뤄잉이 따라오지 않으니 약간 답답한 느낌도 들었는데 베이직 면에서 고민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라모나보다는 로라와 좀 더 맞았던 것 듯.

강습들은 역시 솔로재즈의 비중이 높았는데 라인댄스 강습을 제외하고는 재즈무브먼트의 베이직을 다룰 기회가 많지 않은 우리 환경에서 꽤나 유익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리듬'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재즈무브먼트는 물론이고 린디합의 경우에도 리듬을 만들어 내고 변주하고 그 리듬을 서로 주고받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모든 것은 리듬에서 시작해서 리듬에서 끝난다'는 것. 사실 춤이란 게 음악의 리듬을 몸으로 표현하면서 생겨난 것이고 결국 트리플 스텝이나 6카운트, 8카운트라는 것도 그 무수히 많은 재즈 리듬들 중 하나에 불과할텐데 그동안 너무 틀에 박혀 춤을 추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거기에 다다르니 스트레칭이나 모멘텀, 패턴 등으로 이루어진 기존 강습들과 기존 연습방식들에 약간의 회의와 함께 반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더군요.

사실 우리처럼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데다가 늦게 춤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리듬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방식의 춤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춤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할 텐데 나 자신이 그다지 창의적이거나 색깔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어쩌면 고통스럽기도 한 부분이죠. 하지만 모두 똑같은 춤을 추지 않기 위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고 그 지점이 어쩌면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겠죠.


- 컴피티션

AJW에서의 컴피티션은 잭앤질과 파트너재즈, 솔로재즈 세 분야로 나뉘어졌는데 잭앤질이 평이했고 파트너재즈가 애매했다면 솔로재즈는 대박이었습니다.

잭앤질은 요즘 유행하는 배틀 방식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는데 평소 열심히 준비해 온 뉴(?)페이스 나루군이 1등을 차지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회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군요 ㅜㅜ 예전엔 에너지 넘치는 모습만 보여주면 어느 정도는 되었었다면 이제는 다들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입상하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것. 실력과 함께 파트너쉽과 재치도 필수요소. 예선이 따로 없는 게릴라 선정 방식의 본선진출 과정에서 선택 받지 못해 안타까워 했던 댄서들이 꽤 있었다는 후문도 들리는군요. (전 다행히 본선 올랐는데 아쉽게도 입상은 실패. 그런데 4위도 바티켓을 챙겨주는 운영진의 센스 ㅋ)

파트너 재즈는 말 그대로 좀 애매한 분야였다고 생각하는데 좀 더 열린 형태의 대회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이기는 했지만 참가자들의 창의성이 그렇게 드러나지도 못했고 준비해 온 루틴들을 공연으로 보자니 그것도 좀 아쉽고 그렇다고 에너지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 약간은 과도기적 이벤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도 자체는 훌륭했고 앞으로 더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AJW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솔로재즈였는데 리코, 안단테 최종 2명의 파이널이 백미였습니다. 사실 전 너무 망가지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다들 적당히 망가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리코형의 우승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리코 형 덕분에 전 늘 내년의 희망을 가져 봅니다. ㅎㅎ 여러분도 저를 보며... 아 아닙니다.



솔로재즈에 이어 크레이지한 잼서클까지 마지막 날 파티는 정말 간만에 느껴보는 스윙하이가 아니었나 싶네요. (스윙하이 : 스윙으로 이르는 최고의 흥분 상태를 말하는 비공식 용어 ㅋ)

간만에 글을 쓰다 보니 문체도 흐트러지고 점점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 지 모르겠군요. 다음부턴 좀 간단하게 써야겠습니다. 아무튼 열정을 느끼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스윗하트 팀원들 행사 준비 많이 하신 게 느껴지더군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이번 컴피티션의 목표는 최대한 웃으면서 추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냥 나름의 느낌 살리는 건데 하도 이 악물고 춘다고 뭐라고들 하셔서 웃으면서 추려고 노력하는데 어땠을지는... 잭앤질은 레파토리 부족에 파트너를 잘 받쳐주지 못했고, 솔로재즈는 초반에 너무 오버한 감이 없지 않은데 태그아웃 방식의 부담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 ㅋ

posted by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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