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익스체인지때가 생각난다. 린디합 배운지 한두달밖에 안 되었을 때 무턱대고 신청한 첫 챔피언 워크샵은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슬로우루틴 배우는 게 있었는데 첫 딥홀딩이 얼마나 떨렸던지...

1년이 지난 지금 난 얼마나 달라졌을까?

작년에 봤던 니나와 함께 이번엔 간지의 대명사 토드가 한국을 찾았다. 한 때 토드의 영상들을 보며 그냥 키만 크고 별 특색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그의 루틴들을 흉내내며 토드의 재발견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역시나 훤칠하고 우월한 기럭지에서 나오는 간지가 장난이 아니더라.
키는 나보다 살짝아주조금리를빗 클 뿐이지만 역시 비율때문인가 큰 키에 조막만한 얼굴에 8등신의 몸매를 보면서 어쩌면 백인이 좀 더 우월한 인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토드/니나 소셜


하얗게 불태운 웰컴파티/게릴라잭앤질

대부분 웰컴파티라든가 하는 이런 파티들에서 사람들은 챔피언들과 춤춰보는 걸 꿈꿀텐데 워낙에 줄서는 거 싫어하는 타입이라 니나랑 춰보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고 잭앤질이나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파티에 갔었다. 별도신청 없이 토드/니나의 간택받은 사람들만이 참여하게 되는 게릴라 잭앤질 방식이 독특했다. 원래 내가 웃으면서 좀 신나게 춤추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고백을 하자면 이 날은 토드 눈에 띄려고 좀 더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나름 열심히 춘다고 추는데 토드 눈길이 자꾸 다른 곳으로 가고 다른 사람들한테 스티커 붙여주는데 8명밖에 안 뽑는다고 해서 좀 초조해지더라.
결국 한 두세곡정도를 토드 가는 곳 졸졸 따라다니면서 무지하게 애쓰면서(?) 춤췄다. (솔직히 그 두 세곡동안은 무슨 춤을 어떻게 췄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당시 팔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결국 다가온 토드 한마디 건네더라...

"You want this?"
"Yes!! I want!!"

영광의 스티커


그렇게 처음 잭앤질이라는 걸 나가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목표는 하나였다. 어차피 기교를 보여주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참가에 의의를 두기에는 우승상품도 탐나고 해서 뮤지컬리티와 쇼맨쉽으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2소절이(이게 아마도 spotlight방식인 듯) 꽤나 짧기도 했고 동영상을 보니 너무나 밋밋하더라.



게릴라 오픈 잭앤질
(내가 나오는 거니까 특별히 2개 다 올려본다. ㅋ)

원래 알고 있던 문제점이긴 하지만 등은 구부정하고 동작은 왜 저렇게 절도가 없고 흐느적 거리는지 표정은 어쩜 저렇게 과도한지 민망하다.

이 날 게릴라 잭앤질 우승은 더덕/토깽 커플에게 돌아갔는데 역시나 공간을 넓게 사용하면서 크고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준 게 인상적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숨어있던 뉴페이스 댄서를 발굴한다는 행사의 취지를 생각해 볼 때 게릴라 잭앤질에서 프로/아마 구분을 좀 했더라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추어만 참가한다던가 혹은 프로/암 커플제로 진행을 한다거나 하는... 물론 심사하는 토드/니나 입장에서 그런 구분을 하기도 힘들었을테지만 바로 다음날 강사급 인비테이셔널 잭앤질이 계획되어 있었고 여기엔 게릴라 잭앤질과 중복되는 출전자도 있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날 웰컴파티와 잭앤질, 뒤풀이로 이어진 빡빡한 일정은 뒷날 화를 불러오고 마는데...


참석못한 파티들의 아쉬움

처음부터 피곤하고 속이 좋지 않았다. 이런 2박3일 풀타임 워크샵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이 체력안배다. 한나절의 수업과 밤새도록 이어지는 파티에 뒤풀이까지 신나서 달리다 보면 녹초가 되고 마는데 가까스로 눈을 뜬 것도 그렇고 전날 돌잔치에서 먹은 부페때문인가 파티하면서 허겁지겁 집어먹은 빵때문인가 뒤풀이에서 먹은 맛없는 순살베이크치킨때문인가 처음부터 속이 좋지 않았는데 첫날 워크샵 끝나고 저녁 아버지 생신에서 먹은 장어가 얹혔는지 가장 피크였던 주말 파티들을 다 놓치고 말았다.

사실 자신감이 좀 생겨 strictly lindyhop도 급 나가보려고 했었는데 컨디션 난조로 파트너 구하는 거 포기... ㅜㅜ

토요일 파티는 새벽블루스타임까지 이어진다고 해서 무리해서 갔는데 역시 컨디션 난조라 일찍 귀가하고 다음날 페어웰 파티는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 니나도 워크샵 내내 속이 안좋아 고생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뭘 먹은 걸까? 같이 밥먹은 적도 없는데...


팀 퍼포먼스 - 해피데이 8pm


strictly lindy hop

- 인비테이셔널 잭앤질 보기 링크


새로운 스타일을 모색하게 했던 워크샵

이번 토드/니나 워크샵을 짧게 정리하면 고정관념과 틀에서 벗어나라는 것.
일반적인 스윙아웃 배리에이션이 풋워크 위주라면 동선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스윙아웃 배리에이션부터 일반적인 체이스 동작이 아니어도 텐덤찰스턴을 들어갈 수 있고 텐덤찰스턴에서 팔뤄를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세울 수도 있다는 찰스턴 배리에이션까지 이번 워크샵 내내 응용과 창조가 강조되었는데 그 정점은 그룹별 응용동작 만들기였다.
기본동작을 보여주고 그런 느낌으로 스스로 다른 응용동작으로 발전시켜보는 클래스였는데 잘 나서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상 보통 이런 클래스가 힘들긴 하지만 나름대로 사람들과 춤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건 재미있었다. 앞으로 연습모임을 하게되면 참고해야 될 방식이기도 했다.

토드/니나는 메인 워크샵과 다음날 있었던 마스터즈 워크샵 내내 줄곧 우리나라 댄서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추가한다. - 색깔이 없다는 한국 스윙판에 대한 변명

개인적으로 다른 장르에 대한 탐구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던 워크샵이었다.
마침 올드스타일의 린디합을 추구하는 할렘핫샷이 같은 일정으로 한국에 왔기 때문에 바로 전 날 할렘핫샷 공연을 보고 난 후 듣는 워크샵이라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부분이 있었으리라. 할렘핫샷이 철저하게 올드스타일을 추구한다면 토드/니나(혹은 닌재머스 등 다른 린디하퍼들)는 굳이 뉴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뭐하고 올드와 뉴 그 어딘가에 위치한 자신들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일텐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는 린디합을 느낄 수 있었다.

토드가 발보아 댄서이기도 하기때문에 느껴지는 차이도 있었고 강습 도중 소재로 언급했던 댄서들이나 동작들을 살펴봐도 그러한데 캐롤라이나 쉐그에서 따 왔다는 무브먼트 혹은 딘 콜린스의 카멜워크 같은 것들은 바운스를 중요시 하는 프랭키 매닝 식의 올드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특히 스윙아웃 배리에이션에서 보여주었던 리더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피벗'의 움직임은 웨스트코스트스윙의 윕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느낌이었다. (딘 콜린스가 웨스트코스트스윙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댄서라는 걸 생각해 보자.) 사실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실뜨기라는 것도 살사나 웨스트판에서는 너무나도 흔하게 늘상 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닌가.

8,90년대의 린디합 영상들을 보면 알겠지만 분명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린디합은 앞으로 또 달라질 것이다. 올드스타일을 추구할 것이냐 새로운 스타일과 무브먼트를 개발해 린디합을 다른 느낌으로 발전시킬 것이냐 뭐 정답은 없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대부분의 강사들이 비슷한 스타일을 가르치는 분위기, 그리고 바운스가 망가질까봐라는 이유로 린디합 외의 춤 추기를 꺼려하는 지금의 우리나라 스윙판 분위기에서 외국댄서들은 계속 같은 얘기를 할 거라는 거다.

토드/니나는 워크샵 내내 우리나라 댄서들이 보고 따라하는 건 잘 하는데 특색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만의 스타일과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그들의 말에도 우리는 맞아맞아를 외쳤다. 우리는 그 점에서 모두들 새로운 걸 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장르를 접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뭔가 쓰다보니 좀 어조가 격해졌는데 아무튼 워크샵 좋았다고... ㅋ

p.s. 트위터에도 썼지만 날라킴님이 The Exchange의 발음을 자꾸 '더'로 하시던데 '디'가 아닐런지? 모음의 앞에서 정관사는 '디'로 발음되니까... 뭐 큰 상관은 없지만 내가 이런 거 짚고 넘어가는 사람이라고 내가 ㅎㅎ


posted by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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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짜장 2011.02.16 09:43 신고

    처음 댓글 남기네요-
    텍사소에서 넘어와서 잘 봤습니다~
    이상하게 익스체인지 기간 속 탈 난 사람이 많네요.
    이정 형도 월욜에 마스터 못 갔고, 오바도 하루 죽었다 살아났어요.

    즐거웠습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joogoon.net 주군 2011.02.16 23:42 신고

      아 오바쟁이님도요? 뭘 잘못 드셨을까요... 전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

  2. 돌고래자리 2011.02.22 09:05 신고

    익스체인지 듣지도 않고, 탈난 1인 추가요.
    덕분에 할렘핫샷 강습 놓쳤는데.

    추천/좋아요도 좀 눌러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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