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킹을 통해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진 김인혜 교수가 과거 제자를 폭행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기저기 뭇매를 맞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언론에서는 스타킹에 출연해 일반인들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함께 보여진 그 교수님의 후덕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폭력성을 들추느라 정신이 없고 여기저기서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피해사례들도 드러나고 있는데 폭행을 당했다는 제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는가 하면 딸의 입시준비를 위해 서울대 시설을 임의로 사용했다느니 시모의 팔순잔치에 제자들을 동원했다느니 자신의 공연 티켓을 강매했다느니 그야말로 집중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이 작정하고 비리를 찾자고 들면 하늘 아래 어디 떳떳한 사람이 있겠습니까. 사실 예체능계 폭행사건이야 하루이틀 이야기도 아니고 김인혜 교수야 매스컴을 통해 얼굴이 알려져 집중포화를 받는 거지 더한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을 파렴치한 교육인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김인혜 교수는 피해자인지도 모를 일이죠.

우리나라 예체능계가 유난히 파벌과 줄타기가 심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음악이나 미술 등 주변의 예능 전공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 예체능계에서 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학생들이 들이는 노력들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행 속에서 이번 김인헤 교수의 사건은 단지 우리 사회 일부분의 모습에 불과한 지도 모릅니다.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죠.

집안 경조사에 제자들을 동원했다는 게 어떤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윗사람 눈치보며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습니까. 사적인 모임이나 행사들에 '강압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딸의 입시준비를 위해 서울대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수업에 얼마나 지장을 주면서까지 사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대학 시절을 생각해 보면 학업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으로 학교시설을 사용한 예는 또 얼마나 많았습니까.

하지만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군중심리로 과장된 거품을 걷어내고 걷어낸 후에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김인혜 교수는 이번 제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성격이 다혈질인 데다 과격하다 보니 학생을 가르칠 때 배나 등을 때리고 머리를 흔드는 게 다른 교수보다 셀 수 있어 학생 입장에서는 심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배워 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 왔다."

성악이라는 학문이 몸을 사용하는 학문인 만큼 트레이닝 과정에서 어느정도의 터치가 불가피한 것은 사실입니다. 복식호흡을 도와주기 위해서 배를 누르거나 때리는 등의 동작은 성악레슨 뿐 아니라 헬스 트레이닝 과정에서도 종종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김교수의 발언내용을 볼 때 그 이상의 수준이었다는 게 충분히 느껴질 뿐더러 혼내면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할 정도였다는데 해당 학생의 입장에선 충분히 공포감이나 모멸감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폭행의 기준은 가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정해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악의 없이 육체적 접촉을 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통스럽거나 모멸감을 느꼈다면 그것은 폭행인 겁니다. 도제식 교육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도 아닙니다. 김교수는 자신이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도제식 교육 시스템이나 성악과 더 나아가 예능계열의 교육과정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개념의 것이 아닙니다. 굳이 서울대 성악과라는 특정집단을 예로 들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학창시절 많은 폭력을 겪어왔고 지켜보면서 자랐습니다. 성적이 안 좋아서 혹은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사랑의 매'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폭력을 경험했습니다. 이미 중학교 시절 남녀를 불문하고 운동장에 일렬로 엎드려 몽둥이로 얻어맞았던 경험을 했었고 영화에서 보듯이 안경을 벗고 뺨을 맞기도 했습니다. 폭행을 당하며 교육을 받은 건 비단 김교수뿐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교육을 받았던 이들이 모두 그런 교육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안하고는 철저하게 개인적 선택의 문제입니다. 내가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가 아닐까요? 심지어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을 대표하는 서울대에서 미성년자도 아닌 성인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그렇게 하는 걸(aka폭력) 당연하게 생각해 그렇게 가르쳤다'는 건 절대 받아들이기 힘든 설명입니다.

심지어 이번 폭행사건에서는 김인혜 교수와 같은 스승에게 교육을 받은 동문들이 자신들의 스승이 인격적인 교육을 했다며 스승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나서기까지 했다네요.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일제의 잔재, 군사문화의 잔재, 경쟁사회의 분위기 등등 원인을 찾자면 끝도 없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너무나 일상화 된 폭력을 경험하면서 자랐습니다. 특히나 예술계, 체육계에 뿌리내린 폭력은 직,간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가르침을 목적으로 한 '사랑의 매'가 아닌 폭력의 행위가 남발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대학 신입생 시절 잘 나가던 학교 농구팀 훈련을 구경갔다가 당시 언론에도 많이 나오시고 유명했던 감독님이 선수들을 그야말로 개패듯 패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보았던 그 모습은 절대 '교육'이란 단어로 포장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육체적 심리적 구분을 떠나서 폭행은 적응되고 폭력은 세습됩니다. 무감각해지고 당연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내 후손들과 후배들이 나와 똑같은 경험을 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줄 것인지는 철저하게 개인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posted by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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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주군님의 2009년 12월 26일에서 2009년 12월 29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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