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짬뽕파티는 스윙판의 두 사설카페 스윙통과 짬뽕쏘셜댄스클럽의 연합 주최 파티다.


(후기라기보다는 백서에 가까움. 스크롤 압박 주의!!)

기획

지난 여름 1회 통큰짬뽕파티의 감흥이 희미해져 가던 10월말, 2회 파티에 대한 얘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솔솔 흘러나오기만 했지 구체화 되진 않고 있었는데 금요일 해피바 출바 이후 뒤풀이 장소였던 돈돈이돈순이에서 물꼬가 터졌다. 이 사람들 추진력 하난 알아줘야 해서 방아쇠만 당겨주면 일사천리다. 고기먹다 말고 바로 타임바에 일정 문의하고 역할분담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한창 슬럼프에 빠져 돌파구를 찾고 있던 주군 역시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공식적으로 맡은 역할은 디제잉 총괄과 잭앤질 진행.
이렇게 지난 여름 1회에 이어 어찌어찌하여 2회째를 맞이하게 되었다.

장소는 스윙바들 중 가장 메이저급이라 할 수 있는 타임바로 정해졌다. 장소도 넓고 인지도도 훨씬 높고 접근성도 훌륭하고 일정도 우리가 원하는 일정과 맞아 떨어졌다. 여러가지로 번잡스러울 연말은 피하되 송년분위기를 낼 수 있게 12월 초로 정해짐.

지난 번 1시까지였던 파티가 새벽 3시까지 이어진 걸 고려, 아예 밤샘파티로 컨셉을 잡게 된다.
파티비는 사전입금 12,000원에 현장 15,000원. 결과적으로는 준비한 내용들에 비해 좀 저렴하지 않았나 싶은데 파티비를 책정하고 홍보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파티 내용을 채워넣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음. 추후 파티 내용이 알차다는 전제 하에 가격인상을 고려해도 나쁘지 않을 듯. (여차하면 타이틀에서 '통큰'을 빼든가 ㅋ)



홍보

애초에 파티는 한 장소에 국한하지 말고 여러 스윙바를 돌아가면서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덜컥 타임바를 대관하기로 했는데 막상 장소를 잡고 보니 이 넓은 공간을 채울 일이 막막해졌다. 타임바 대관해 놓고 파티 썰렁해지면 이번이 마지막 파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인원 확보가 중요했는데 각 포털 스윙커뮤니티 게시판 홍보를 비롯해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홍보에 주력했다.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파티 내용들을 하나하나 티저식으로 홍보했는데 효과적이었던 부분도 있고 스포일러적인 부분도 있었다.

짬뽕파티는 사실 애초에 다양한 장르를 즐기는 '린디하퍼'를 위한 파티였는데 이제 웨스트씬에서도 꽤 관심을 가지는 파티가 되었다. 웨스티코리아, 올스타는 물론이고 원조격인 웨클(웨스트코스트스윙클럽)에서도 순수 웨스트 댄서들이 많이 참석해서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회 때 디제잉을 했던 웨코폐인 '윤걸'양의 공로가 지대하다고 생각된다.

파티 참석 대상의 범위가 넓어진 건 재정 면에서나 파티 취지 면에서나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만큼 주최측, 특히 DJ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늘어나게 되었다. 순수 린디하퍼들과 순수 웨스트 댄서들을 어떻게 모두 만족시킬 것인가? 힘든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따가 다시 얘기하기로 하자.

아무튼 사전홍보는 스윙판 걸출한 인맥의 허브들(대표적으로 레이,인간,니오 등등)이 운영진으로 자리잡고 있어 크게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역시 사람을 부르는 건 사람.

정신없어서 인사는 다 못했지만 파티 중반엔 피터바우터와 싱(싱가폴댄서) 같은 외국댄서들도 와서 즐겨주시고 신청명단엔 없던 의외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서 반가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음악(DJing)

1회 때 반응이 괜찮았었기에 2회를 추진할 수 있었지만 1회때에 비해 부담이 되었던 것이 팝에 춤추기 힘들어했던 린디하퍼들과 웨스트 음악 비중에 만족 못했던 웨스트 댄서들을 어떻게 모두 만족시키느냐 하는 점이었다. 린디합과 웨스트를 모두 출 수 있는 중간장르(비트감 약한 록큰롤이나 점프블루스, 소울 계열의 곡들)의 곡을 선곡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곡들의 비중이 많아지면 분위기 자체가 밋밋해질 우려가 있었다. 가장 린디합적인 스윙재즈와 가장 웨스트적인 팝을 선호하는 댄서들의 매니아적 취향을 무시할 수 없었고 비중이 가장 중요했다. 고민에 고민이 거듭되었다.

특별히 의견을 모은 건 아니었지만 디제이들이 암묵적으로 돌파구로 삼은 건 바로 7080 추억의 댄스음악들이었다. 홍대앞 '곱창전골'이라든가 '밤과음악사이' 같은 데서 느낄 수 있는 복고댄스장의 느낌을 가져 보자는 것이었는데 1회때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추억의 팝송들이 많이 흘러나왔다. A-ha의 take on me, Wham의 wake me up before you go go, 김완선의 리듬속의 그춤을 등등...

사실 재즈+팝이라는 애초 컨셉과 달리 7080 댄스음악들이 이제는 짬뽕파티의 가장 주요한 색깔이 되지 않았나 싶다. 복고댄스는 1회 파티 때의 '잭앤질' 컨셉이었는데 괜찮았던 반응에 힘입어 2회 때는 아예 파티음악 전체적 컨셉으로 급부상하게 된 느낌이다. 이 부분은 처음 얘기했던 고민의 해결점, 즉 타 장르 댄서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분모로도 작용했다. 추억과 반가움과 환희에 젖어 린디합과 웨스트, 혹은 재즈와 팝 사이의 경계 같은 건 잠시 잊고 댄서들은 무아지경에 빠지게 된다. 일종의 훼이크라고나 할까 ㅋㅋ

1회 때 실험적으로 실시했던 다음곡 장르 알리미의 효과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이번엔 운영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최소한 다음 장르를 예측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아 생각해 낸 것이 2곡씩 묶어 틀기였다. 비슷한 장르의 곡을 연달아 트는 것을 규칙으로 정하면 아무래도 두 번째 곡을 예측할 수 있고 파트너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파티 이후 비공식으로 조사해 본 결과 음악이 '1회에 비해 별로였다', '전체적으로 쳐지고 밋밋했다'는 평가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아마도 메인 타임이었던 12시반-2시경 내 디제잉 타임의 반응이 아니었을까 싶다. 1회때의 반응이 부담감, 신상곡들에 대한 강박관념 등으로 선곡이 애매해진 것 같다. 차라리 귀에 익고 익숙한 곡들이 매니아적 성향의 곡들보다 낫지 않았을까 싶다. 새벽시간이라고 분위기를 낮춰봤는데 당장에 분위기가 쳐지더라. 어찌됐건 우리 파티는 '집에 가기 전까지 계속 빵빵 터뜨려 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공연

1회 때 발보아 공연 하나밖에 없던 아쉬움이 있었는데 크로스오버 파티인만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자는 의견이 나왔다. 린디합, 웨스트, 발보아, 블루스, 탱고, 찰스턴 등 여러가지 공연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린디합,발보아,웨스트로 정리가 되었다. 일단 린디합은 장소가 타임바였던 만큼 타임바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스윙프렌즈와 스위티스윙의 연합팀 '스위티프렌즈 연합군'을 섭외했다. 4커플의 단체 공연이었는데 한두커플만 섭외되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4커플 모두 참여해 주었다. DJ 실수로 공연 직전 음악이 끊기는 사고가 생겨 공연을 한 번 더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분위기 좋게 잘 넘어갔지만 아쉬운 부분이었다. 2번이나 공연해 준 공연팀 '스위티프렌즈연합군'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스위티프렌즈 연합군의 린디합 공연

웨스트 공연을 꼭 넣고 싶었는데 마땅히 공연으로 섭외할 만한 팀이 없었다. 비기너 공연을 올리긴 뭐하고 고민 끝에 스피드/료 커플에게 소셜이라도 부탁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스피드/료 커플도 흔쾌히 승낙했다. 스피드/료 커플의 즉흥 소셜은 왠만한 공연 이상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날의 가장 화려한 이벤트가 될 것을 확신했고 결과적으로도 성공이었다. 그들의 현란한 테크닉과 뇌쇄적(?)인 몸짓들은 순수린디하퍼들을 열광시켰다.

스피드/료 커플의 웨스트코스트스윙 즉흥 퍼포먼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파티 직전 발보아 공연이 취소된 점인데, 댄서의 건강 악화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그 대처 방법에 있어서는 댄서도 운영진도 프로페셔널 하지 못했다. 적어도 하루 전엔 판단이 났어야 했고 그에 맞춰 대처했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공연을 앞둔 댄서도 자신의 컨디션을 관리하지 못했고 운영진도 공연팀 준비상황을 체크하지 못했다. 너무 뒤늦게 통보를 받아 그저 파티 참가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 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마추어 동호회 문화때문이었을까 다행히도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넘어가 주었지만 어쩌면 이게 스윙판 아마추어리즘의 한계로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었다.

발보아가 빠졌지만 린디합과 웨스트 공연만으로도 파티 취지에 걸맞는 알찬 이벤트였다. 린디합과 웨스트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라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물론이고 파티 운영진들 모두 무척이나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신경썼던 부분중 하나는 공연팀 페이 지급 문제였다. 현재 스윙판 초청공연은 유명 강사급의 공연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품앗이성 무료 자원봉사인데 이 문화를 조금이나마 개선해 보고자 했다. 다행히 파티 운영진들은 같은 생각이었고 공연팀들에게 소정의 수고료를 지급하기로 결론이 났다. 비록 이번엔 금액은 많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라도 페이가 지급되어야 본인들에게도 책임이 생기고 운영진으로서도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공연 퀄리티가 올라가고 파티 만족도가 올라가게 되고 이런 부분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스윙판에서의 활동으로 수익을 얻게 되는 소위 '프로'들이 많아질 것이고 결국 대한민국 스윙씬 전체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페이문화가 얼마나 정착될 지는 모르지만 외부에서 사람을 초청하면 그만큼 대접하고 대우를 해 줘야 한다는 게 이번 파티 운영진의 기본 마인드였다.


크로스오버 잭앤질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1회때부터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참조 : 크로스오버 잭앤질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나아갈 길)
이번엔 1회 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형식을 많이 바꿔보았다.
나름 파티취지를 나타내는 메인 이벤트였던 만큼 1등 현금 10만원이라는 나름 엄청난 상품도 동원되었다.

8커플의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길었던 만큼 이번엔 예선을 도입해 10커플로 예선을 치르고 6커플만 결승에 올렸다. (원래 5커플 뽑으려 했는데 박빙이었다.) 린디합을 기본으로 하고 세컨장르를 주최측 임의로 선정했다. 결과적으로 장르 선택을 하게 했던 지난 번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크로스오버 잭앤질 1위 비달/까쨔짱


결승에서 심사위원을 별도로 두지 않고 관객 반응으로 1,2등을 정하도록 했는데 시간도 줄이고 분위기도 좋았다.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해 준 비달/까쨔짱 커플이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박군/꺄르멘 커플이 차지했다. 사실 2,3위의 관객호응이 박빙이었기 때문에 잠시 망설였는데 사회자 권한으로 박군/꺄르멘 커플의 손을 들어주었다. 얌전/메티 커플이 한없이 망가져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데 비해 박군/꺄르멘 커플은 뮤지컬리티에 충실했는데 앞으로 크로스오버 잭앤질의 나아갈 방향을 선택했다고나 할까. 평소에 잘 눈에 띄지 않는 댄서였던 박군의 재발견도 뜻 깊었다.

1회때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이번엔 사회와 디제이를 나눴는데, 적절한 부분도 있었고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크로스오버 잭앤질 전체적인 그림을 내가 그린만큼 내가 사회를 보기로 하고 디제이 라봉군에게 잭앤질 디제잉을 맡겼다. 잭앤질 디제잉을 별 거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댄서들의 뮤지컬리티적인 역량도 이끌어 내야 하고 관객들도 들썩이게 만들어야 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부분이다. 특히나 모든 잭앤질 참가자들이 린디합/웨스트 댄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세컨장르 선곡에 무척이나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잭앤질은 리허설 과정이 없었기에 사회자와 DJ의 호흡이 안 맞기도 하고 음악재생이 매끄럽지 못한 점들도 있었지만 기술적인 부분들은 차차 보완될 거라고 생각한다.



진행

처음 DJ를 본 비달군도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고 라봉군도 준비 많이 한 티가 났고 니오형은 역시나 로맨틱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 개인적으로 내 디제잉타임에 발생한 음향사고가 너무나 아쉽다. 디제잉 초반 수차례 음악이 중단되고 정적이 계속되었는데 처음엔 경험부족으로 인한 기기조작 미숙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단순 '사고'에 가까워서 더 안타까웠다. 외장 사운드카드 연결잭이 현장의 좁은 틈바구니에서 눌려 꺾이면서 인식오류가 발생한 것이 문제였다. 재미있을까 준비해 간 음성합성 멘트도 에러가 나서 맥이 탁탁 끊겼다.

문제의 사운드카드


잭앤질을 비롯해 파티의 메인 사회를 내가 맡았는데 1회때에 비해 사회자의 역할이 많아진 느낌이다. 나름 멘트도 준비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면서 준비를 했는데 반응이 꽤 좋아서 뿌듯했다. 돌발상황에는 당황하는 모습도 보이긴 했으나 워낙에 말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 준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잭앤질 도중 사회자와 디제이간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각 파티장소에 따른 시뮬레이션과 리허설을 통해 차후에 보완될 부분이다.


먹을거리

1회 때에 이어 푸짐한 먹을거리가 등장했다. 꼼꼼한 인간양을 팀장으로 꺄르멘, 뮤즈가 장보기 음식준비에 동참했고 낮부터 이마트와 코스트코를 돌았다. 개인적으로는 파티음식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들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크나이트 파티와 함께 먹을 거 잘 나오는 파티로 유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엘리베이터를 가득 채운 산더미같은 먹을거리들



해결과제

이런 저런 이벤트에 먹을거리도 풍성했지만 결국은 파티 참가자들이 스스로 가장 크게 만족감을 얻게 되는 부분은 막상 내가 춤을 춰야 하는 '음악'이다. 크로스오버 파티인만큼 여러 장르의 댄서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했지만 역시나 여러가지 반응들이 나타났다.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하는 점이 순수린디하퍼들에게 팝음악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건데 이 부분은 여전히 숙제다. 어차피 크로스오버 파티인만큼 타 장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아예 참석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호기심에 혹은 용기를 내서 찾아온 순수린디하퍼들이 마음을 닫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들이 필요할 것 같다. 이는 스윙재즈를 어색해할 순수 웨스트댄서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파티 당일 웨스트코스트스윙 미니 강습 등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도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크로스오버 잭앤질을 스윙판의 고정레파토리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이 잭앤질을 시작으로 린디합/웨스트 크로스오버 행사로 키워가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긴 한데 현재 막춤위주인 잭앤질로는 한계가 있다. 솔직이 막춤도 한 두번이지 사람들이 언제까지 참가하고 박수를 쳐 줄지는 알 수 없다. 정통성 있는 이벤트로 키워나가기에는 뭔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당장은 힘들고 일단 웨스트코스트스윙의 인프라가 더 형성되어야 할텐데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7월에 한 번 12월에 한 번 2011년에 어찌어찌 2번의 파티를 치뤘는데 내년부터 어찌될지는 또 모를 일이다. 이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파티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홍보성으로 파티가 필요한 사람들도 아니기에 귀찮거나 힘들면 안 할 수도 있는 거다. 가뜩이나 파티나 이벤트도 많은데 차별성이 없다면 굳이 안해도 될 거다. 모든 건 스윙판 댄서들에게 달렸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직접 대놓고 말하든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을 해 주시라. 짬뽕파티 이러이러하니 다음엔 저러저러했으면 좋겠다고. 물론 무관심도 피드백일테고 말이지.


posted by 주군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나 동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해당 제작사와 개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오늘은 크로스오버 잭앤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봅시다.
크로스오버 잭앤질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포스팅 '통큰짬뽕파티 이모저모'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린디합+웨스트코스트스윙, 혹은 린디합+소울 등으로 장르를 섞는데 보스턴 티파티(BTP), 캐나다 스윙 챔피언쉽(CSC), 론스타챔피언쉽(LSC) 등의 행사들에서 해마다 크로스오버 잭앤질을 이벤트로 하고 있죠.

개인적으로 제일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크로스오버 잭앤질 영상 몇 작품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크로스오버 잭앤질을 접한 건 아래 동영상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때는 댄서들 누가 누군지 이름도 몰랐었는데 처음 WCS(웨스트코스트스윙)에 대해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었죠.


Max Pitruzzella & Jessica Cox

린디합판에서도 챔피언급에 속하는 맥스와 웨스트 댄서 제시카 콕스의 2006년도 잭앤질 영상인데 린디합/웨스트 비교영상으로만 알고 있던 영상인데 이게 크로스오버 잭앤질이었습니다.



Max Pitruzzella & Tessa Cunningham - Invite Crossover CSC 2008


역시 맥스의 영상인데요,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이벤트인 CSC에서 웨스트 댄서 테싸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린디합에서 테싸가 잘 못받쳐주는 게 보이네요.

웨스트코스트스윙을 린디하퍼인 맥스를 통해 처음 접해서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맥스도 웨스트를 그리 잘 추는 건 아니더군요 ㅎㅎ 중요한 건 음악에 맞춰 다른 느낌으로 춤을 출 줄 안다는 거겠죠.


CSC 2011 - Invitational Crossover J&J - Arjay Centeno & Claudia Joyal Laplante (2nd Place)


올해 CSC에서 있었던 크로스오버 잭앤질 2위를 한 영상입니다. 개인적으로 1위를 한 빌&애니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알제이는 웨스트 쪽에서 유명한 댄서 중 한 명인데 린디합을 왠만한 린디하퍼보다 더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Ben Morris & Nina Gilkenson - Improv West Coast Swing and Lindy Hop


벤과 니나가 호흡을 맞춘 BTP에서의 영상인데요, 제가 크로스오버 영상중 단연 제일 좋아하는 영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영상은 초반 웨스트보다 후반의 린디합 영상이 메인이라고 할 만 한데요. 원래 벤이 과거 린디합 댄서였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음악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춤의 느낌, 그에 따른 뮤지컬리티가 너무나 인상적입니다. 니나의 천연덕 스러운 모습도 재미있구요.

벤은 이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웨스트 댄서가 되었죠.

아래 영상은 잭앤질은 아닌데 린디합 추다가 지금은 웨스트로 전향한 덕 실튼과 벤 모리스의 이벤트 영상입니다. 리더 둘이서 웨스트+린디합+살사를 보여주네요. 재미로 한 번 보세요.

Silton & Morris dance Lindy, West Coast Swing, & Salsa




자, 그럼 우리나라의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어떤 모습일까요?

린디합 위주인 우리 스윙씬에서 이런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거의 없었는데요, 한 번 제대로 해 보자 해서 시도되었던 게 지난 통큰짬뽕파티에서였습니다.

대부분의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린디합+웨스트코스트스윙으로 장르를 섞는데 웨스트댄서가 많지 않고 웨스트를 부담으로 느끼는 댄서들이 많은 현실에서 이런 형태의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좀 힘들다는 판단이었고 그래서 참조하게 된 것이 론스타 챔피언쉽이었습니다.


Lone Star Championships 2011 - Invitational Jack & Jill ENTIRE Competition (LSC 2011)


보시다시피 딱히 웨스트가 아니라 소울이란 타이틀 아래 다양한 느낌의 '막춤'을 춥니다. 챔피언들이 망가지는 모습이 무척이나 재미있는데, 린디합+웨스트의 틀을 벗어나 이런 식으로 린디합+막춤으로 접근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죠.


지난 통큰짬뽕파티 크로스오버 잭앤질 1위 영상입니다.
비달&전면 커플은 넘치는 끼를 발산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더랬죠.

통큰짬뽕파티 비달&전면

아직까지 우리의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음악에 따른 춤의 변화를 멋들어지게 표현하기 보다는 '망가지는' 걸로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이었던 만큼 이번엔 의도한 것도 있었지만 우리 스윙씬이 가지고 있는 한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간혹 스윙빠에서 팝음악이 나올때에도 마찬가지죠. 웨스트 댄서들끼리 만나지 않으면 팝음악에 그저 서로 망가지는 모습에서 희열을 얻는 수준에 그치고 마는 게 대부분입니다.

뭐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서로 즐거울 수만 있다면 뭐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외국 행사에서도 크로스오버 잭앤질은 컴피티션이라기보다는 번외 이벤트의 성격을 띠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욕심을 조금 더 내 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린디합은 좀 더 린디합스럽게, 웨스트는 좀 더 웨스트스럽게 표현하는 게 크로스오버 잭앤질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 훌륭한 린디하퍼와 훌륭한 웨스트 댄서는 많지만 아직까지 두 장르를 모두 그럴듯하게 소화하는 댄서는 만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공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린디합과 웨스트를 병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참조 : 린디하퍼들이 웨스트코스트스윙을 배워야 하는 몇 가지 이유)

별 거 아닌 1회성 이벤트일 수 있는 크로스오버 잭앤질에 대해 나름 많은 에너지를 들여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크로스오버가 그저 놀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장르간의 교류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린디합+웨스트를 예로 들었지만 린디합+발보아 혹은 블루스+탱고의 형식도 생각해 볼 수 있겠고 잭앤질이 아니라면 공연의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겠죠.

아마도 조만간 크로스오버 잭앤질을 또 개최하게 될 것 같은데요 더 많은 댄서들이 자신의 끼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이상 양손잡이 댄서가 되기를 꿈꾸는 주군이었습니다.






KLHC 2011 컴피티션 출전 다이어리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해를 돕는 키워드

- CSI 기간 : 3/25(금)~27(일)
- KLHC D-day : 3/26(토)

- KLHC : Korean Lindy Hop Championships
- CSI : Camp Swing It

- 오픈잭앤질 : 임의로 파트너를 선정해 겨루는 방식
- 스트릭틀리 린디합 : 정해진 커플들이 나와서 겨루는 방식
- 스포트라이트 : 한 커플씩 자신의 차례에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방식
- 올스케이트 : 한꺼번에 춤을 추는 방식. 대체로 스포트라이트 이후 곡의 말미에 이루어지며
                     캘리포니아 루틴으로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D-day (3.26 sat)

 

14:00(12시간30분전) - 예선


하루종일 강습받으랴 중간에 예선하랴 정신이 없다.
어차피 예선 통과 못하면 결선 무대는 없는 거니까 예선도 의상 다 챙겨입고 최선을 다하자.
근데 옷 차려 입은 사람은 우리 커플 뿐인 것 같다. 우리가 오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마이갓!! strictly lindyhop 부문 신청한 커플이 6커플 뿐이어서 예선 없이 바로 결선 간단다. 아니 사람들 왜 신청을 안 한 거지? 다들 공연에만 집중을 하는 건가? 2009년 스윙페스티벌때는 강사급들 전부 나왔던데 이번에 왜 신청자가 없는거지? 참가자 명단은 비밀이라고 운영진에서 알려주지도 않고...
긴장지수 200% 상승 +_+



오마이갓!! 오픈잭앤질 또 왜 이렇게 신청자가 많은 거냐!! 전부 한 백여명 되나 봐. 저길 어떻게 통과 해!!



랜덤으로 4명정도 파트너와 번갈아 추는데 파트너들과 호흡이 그닥 잘 맞지 않는다.
별 수 없지. 애초 계획대로 크게 신나게 추는 수밖에.
아, 마지막 패스트는 망한 거 같아... ㅜㅜ



16:00(10시간30분전) - 오픈잭앤질 파이널 명단 발표/오리엔테이션

오마이갓!! 오후에 6커플 발표하는데 게시판에 내 번호가 있더라. 아~ 이게 무슨 일이야!!
니오, 조재, 뽀이, 동키, 정우 저 쟁쟁한 사람들 사이에 왜 내가 낀 거지?? +_+

오마이갓!! 디제잉이 아니라 라이브로 간단다. 8카운트 8소절.
예상문제 잔뜩 공부해 갔는데 시험범위가 바뀌었다네...

아무튼 전략 수정. 라이브는 특별한 뮤지컬리티 부분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내가 리듬을 만들어 내야한다. 처음 4소절은 스윙아웃을 기본으로 8박자씩 다 쓰고 나머지를 패턴으로 가되 리듬을 잡아서 포인트 한 가지씩만 보여주자.

그나저나 둘 중 하나만 걸려라 하고 신청한 오픈잭앤질과 스트릭틀리 부문 두 탕 뛰게 생겼다. 체력도 체력인데 결정적으로 밑천이 모자르다... 하아...



17:00(9시간30분전) - 강습

강습이 다 무어란 말이냐.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써머리나 찍어 가자.



20:00(6시간30분전) - 커플/단체전 결선

공연만 무려 11팀이다. 커플부문 유력한 후보 제갈량/토깽님과 정우/크리스탈을 비롯해 꿈나무/뿌니, 레알/모카 등 자주 보던 친구들까지 이번에 확실히 세대교체가 많이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2009년 스윙페스티벌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 것이 같이 놀고 연습하고 하던 사람들이 나오니까 내가 덩달아 긴장되고 흥분이 되네. 나도 다음엔 공연을 해 보고 싶다.

그런데 공연 보느라 지친다. 공연보면서 좋았던 만큼 시간이 길어지니까 긴장도 풀리고 계속 서 있다보니 지치기도 하고 공연 끝나면 잠깐 방에 들어가 누워야겠다.



22:30(4시간전) - 강사들 공연

커플단체전 공연이 길어져서 중간 제네럴 30분 하고 또 강사들 공연이다.
강사들 공연도 6개나 된단다. 얘네 어제도 대여섯개 공연 하더니 오늘도 많이 풀어놓네.
어제보다 대박인 듯! 우왓 유튜브에서나 보던 공연 눈 앞에서 보니 에너지가 확 느껴진다 +_+



23:30(1시간전) - 의상/간식

아 옷 갈아입고 나니 진짜 실감이 나네.
오픈과 스트릭틀리 의상 갈아입을 시간은 없고 셔츠랑 베스트만 후다닥 갈아입어야겠다.
그냥 입어도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좀 다르게 보이고 싶어.
옷 갈아입은 노력도 점수에 쳐 주지 않으려나?
무대 옆에 창고방 하나 있던데 거기 셔츠 갖다두고 후다닥 갈아입어야지.

막판까지 신발에 대해 결정을 못 하겠다. 최근에 신고 있는 가죽붙인 단화랑 혹시 몰라 폐기처분 직전인 낡은 단디화를 가져왔는데 결정하기 힘들다.
단디화는 바닥이 좁아 균형잡기 힘들고 격렬하게 추다보면 신발창이 떨어져 버릴 위험이 있는데 쿠션감이 좋아 몸이 가벼워진다. 단화는 바닥이 넓어 안정적이지만 무겁고 바운스감이 떨어진다.
(결국 다 떨어진 단디화를 선택. 가볍고 쿠션이 뛰어난 단디화는 바운스를 절로 살아나게 해 주며 몸놀림을 가볍게 해 주었다. 단화를 신었으면 그 에너제틱한 현장에서 그렇게 버티지 못했을 듯 싶다.)

이런 걸 신고 대회를 나가다니



그리고 전날 뻑뻑한 바닥에서 슬라이드 수업을 할 때부터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무릎보호대도 단단히 착용.

그나저나 이제 허기지는데 뭘 먹을까 말까. 긴장한 상태에 먹으면 체하지 않으려나.
그래도 에너제틱하게 뛰려면 뭘 좀 먹어야겠다.
맥콜+스냅랩 우걱우걱, 그리고 잠시 시체놀이.



24:00(30분전) - 마지막 제네럴

캠프 내내 스윙감은 최대한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니까 무리하지 말고 가볍게 춤추면서 느낌만 유지하자.
아는 팔뤄들 몇 명하고 춰 봐야겠다.

어서 끝나라... 어서 지나가라...


00:30

- 오픈잭앤질 결선


니오, 정우, 뽀이, 동키, 조재 이 쟁쟁한 리더들과 내가 함께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앞에는 케빈, 샤론, 토마스 등 유튜브에서나 보던 챔피언들이 채점표를 들고 가운데 떡하니 앉아 있다.
이런 무대는 유튜브에서나 보는 건 줄 알았는데 그 중심에 내가 서 있다.

랜덤 파트너 선정시간

오마이갓!! 크리스탈님이 파트너다. 환호가 절로 나온다. 크리스탈이 누구던가. 그야말로 에너제틱하고 크레이지한 댄서이자 컴피티션 경험도 많고 리더가 굳이 살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돋보이게 할 줄 아는 팔뤄가 아니던가. 이거 뭔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워밍업 올스케이트 / 첫 번째 곡

그야말로 워밍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힘 빼지 않으려고 하는데 초반부터 다들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네.
워밍업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열기가 주위에서 확 느껴지고 심사위원들 눈에 띄려고 앞으로 몰려있는 느낌이 든다. 나도 최대한 공간을 크게 쓰고 많이 움직여야겠다.
 


두 번의 스포트라이트무대가 주어졌다. 앞 두 팀의 무대를 보며 저들은 이러이러하구나 잠깐 생각한다.
스윙아웃으로 나가는 동작은 크게, 뮤지컬리티는 아기자기하게. 계획대로 진행해서 포인트가 만들어졌다. 주변의 환호성이 들린다. 심사위원들도 손짓발짓에 일어났다 앉았다 좋아하는 게 느껴진다. 역시 먹히는구나. 자신감이 생긴다.

크리스탈은 확실히 컴피티션 최고의 파트너라 해도 손색이 없다. 내가 조금이라도 머뭇하거나 정체되거나 하면 빈 공간을 알아서 메워준다. 이번 오픈잭앤질에 결과가 좋다면 파트너 운이 90% 이상이다.

잠깐 한바퀴 도는 사이 다음에 어떻게 나가면 좋을 지 상의한다. 스윙아웃? 스킵업? 크리스탈이 팔뤄를 내던지는 점프를 제안해서 그렇게 하기로 한다. 사실 strictly를 위해 준비했던 컨셉이었는데 지금 다른 대안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가지고 있는 거 모조리 꺼내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같다.

올스케이트는 크게 부담은 없다. 캘리포니아 루틴으로 시작해서 적당히 춤추는 걸로 마무리하면 될 듯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음악은 점점 빨라지고 사람들의 환호에 댄서들 에너지가 점점 커져만 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레이지해지고 있다.

음악이 거의 끝나가는 게 느껴진다. 그냥 기본 패턴들만 반복하고 있다. 패턴이 단조로워질 무렵 크리스탈이 작게 외친다. '플립 플립!!' (동영상 8:57 지점)
헉! 오픈 잭앤질에서 에어라니! 마지막 턱턴과 언더암턴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에어는 따로 연습도 안 했는데. 플립은 1월달에 배운 이후에 해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하더라?' 왼팔로 팔뤄를 처올리는 것만 생각이 난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언더암턴에 이어 팔뤄를 오른팔로 들어올렸고 가볍게 날아오른 크리스탈은 내 등 뒤를 살짝 짚고 사뿐히 바닥에 착지한다.
비록 심사위원들을 등지고 있어 잘 안 보인 게 문제였지만 플립으로 멋진 마무리가 완성됐다.
컴피티션 나와서 에어리얼을 하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아 이제 끝났구나...

잠깐, 들어가려는데 심사위원들이랑 사람들 분위기가 이상하다.

한 곡 더 한단다....... +_+

여보시오 심사위원 양반! 한 곡 더라니!! 한 곡 더라니!!




두 번째 곡

피터 바우터의 리드에 맞춰 음악은 더 빨라졌다.

상기될 대로 상기된 상태에서 예상치 못했던 추가 스포트라이트에 눈 앞은 하얘졌다. 패턴도 생각나지 않고 어떻게 포인트를 잡아야 할 지도 잘 모르겠다. 다행히 패스트에 대해 평소에 많이 고민했던 게 다행이랄까. 패턴 생각하지 말고 간지로 승부하자. 시원시원하게 움직이자.


한 번 손을 놓쳤는데 다행히 뮤지컬리티로 슬쩍 넘어갔다.
평소에 잘 쓰지 않던 텍사스토미+프랭키무브가 갑자기 떠올라 이렇게 마무리를 해 봤는데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거 같다. 다행이다.

올스케이트는 크레이지 그 자체다.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스윙아웃/서클/턱턴으로 패턴이 단조로와질 즈음 크리스탈이 솔로 애드립을 제안한다. (동영상 4:53 지점, 이 어메이징한 파트너 같으니라고. 지금 당신이 나한테는 샤론이고 앨리스야.) 그냥 몸 가는대로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다행이다. 그리고 나도 재미있다.

마지막은 텐덤 찰스턴과 리프트로 마무리. 음악과 잘 맞아 떨어졌다.

크레이지!! 크레이지!! 무봉산 수련원 대강당이 거의 열광의 도가니다.

애초에 격렬함보다는 정확함과 아기자기함으로 방향을 정했더랬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역시 크레이지함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크레이지하게 놀아도 될 것 같다.



스트릭틀리 린디합 결선

설마 또 한 곡 더 시키는 건 아니겠지. 후다닥 무대 옆으로 달려가 준비해 둔 셔츠와 베스트를 갈아입는다.

하얀 바지에 하얀셔츠, 검정 베스트에 브로우치.
작년 하퍼스 파티에서 베스트드레서로 뽑혔던 바로 그 의상이다.
그러고 보니 파티나 이벤트용 의상이 변변한 게 없이 그저 단벌이다. 파티때마다 입는 백바지에 베스트만 블랙/화이트 바뀔 뿐... 안그래도 사람들이 파티복 또 입고 왔다고 알아보더라. 훗 -_-;;

나에겐 오늘의 메인 이벤트가 또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한 달동안 같이 준비한 파트너 아멜리는 내가 오픈잭앤질 두 곡을 뛰는 걸 지켜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기다리고 있던 파트너에게 지친 모습을 보일 수가 없다.
나로서는 파트너와 함께 준비한 스트릭틀리 부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파트너와 준비한 것들은 오픈잭앤질에서는 안 꺼내고 그냥 가볍게 추려고 했는데 막상 닥치니까 그게 그렇게 안 되더라. 밑천이 하나도 없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냥 계획대로 하면 된다고 파트너를 안심시키는 거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스트릭틀리 린디합 부문 6쌍이 무대로 나온다.
강력한 우승후보 정우/크리스탈을 비롯, 이번에 커플전도 뛰고 광화문스윙때부터 안면이 있던 엔조이의 이슬님 커플, 부산 내려갔을 때 본 적이 있는 바람돌이/노란아이 커플. 다른 분들은 잘 모르는 분들이다.



역시 워밍업으로 시작. 잔뜩 상기된 상태여서일까 분위기 때문일까 다행히 지치진 않았다.
잊지 말자. 공간을 넓게 쓰고 신나게! 웃으면서!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응?)
워밍업에서도 여기저기 환호성이 들린다. 다른 커플들 뭘 하고 있는 거지? 궁금한데 신경쓸 여력이 없다.

스포트라이트 이번엔 우리가 첫 번째다. (번호가 처음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 앞 번호도 있었더라.)
처음엔 특별한 거 없이 스윙아웃에 텐덤찰스턴 핸드투핸드로 마무리.
다른 팀들도 처음 로테이션엔 특별히 에어리얼같은 건 보여주지 않는구나.

두번째 로테이션, 별다르게 특별한 건 하지 못하고 서로 교감만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습했던 브레이크를 시도했는데 너무 타이밍이 늦었다.
역시나 두번째 로테이션에서 다른 팀들이 준비한 필살기들을 보여준다. 정우/크리스탈이 점프턴과 K플립으로 좌중을 초토화시킨다. 컴피티션에선 흔한 에어리얼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이런 건가 보다. 게다가 실력있는 댄서들이 생각보다 많이 빠진 상태에서 에어리얼은 확 눈에 띈다. 다음번엔 에어리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올스케이트, 아마도 여기서 승부가 가려질 것 같다.
오픈잭앤질에 이어 스트릭틀리까지 패스트로 계속 달리자니 정신이 없다. 음악은 빨라지고 거의 몸에 익은대로 본능적으로 춤을 추고 있는 듯 하다.
주위에서 사람들의 괴성과 환호성이 들린다. 다른 팀에서 뭔가 필살기들을 쏟아놓고 있는 모양이다.
'왜 이렇게 난리야, 혹시 누가 플립 8연속이라도 하는 거야?'
(나중에 보니 댄싱머신 커플 정우/크리스탈이 그걸 하고 있었더라. 그것도 바로 우리 옆에서 ㅎㅎ)
나름 초조해진 마음에 딥도 하고 다리 가위찢기도 해 보지만 연습했던 게 아니라서 어설프게 묻혀버리고 만다.

아... 점점 지쳐 간다.
패턴이 생각나질 않아...
물... 누가 물 좀...

밴드의 take the A train 마지막 프레이즈가 들려온다.
아 마무리...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마지막 기회야. 뭔가 보여줘야해.

BGM으로 재생시켜 두시면 더 좋습니다.

(이후 과거형. 쓰다보니 그렇게 됐어. 따지지 마.)

난 무의식적으로 파트너를 안아 들었다. 바로 허니문 동작이었다. 8연속 플립에 자극을 받았던 것일까?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에어리얼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내 잠재의식이 소리치고 있었던 걸까? 에어는 안하기로 합의를 봤었기 때문에 연습하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파트너였다. 순간 파트너가 깃털처럼 가볍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왼쪽 프린세스 딥의 형태가 만들어졌고 나의 대뇌에서 판단하고 지령을 내릴 겨를도 없이 내 오른팔은 이미 그녀를 등 뒤로 넘기고 있었다.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 몰리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고 했던가.
작년 제갈량 쇼 강습때 잠깐 배운 이후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었던 '허니문+등뒤로돌려앞으로착지시키기'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오픈에서 플립을 한 것도 그랬고 한 번도 맞춰보지 않았던 에어리얼로 올스케이트가 마무리 되는 순간이었다.

믿어지지 않는 행동들과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미소를 지었다.

어떤 이들은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심사위원들은 기립박수를 치고 있었고 사람들은 환호하고 있었다.

나의 첫 컴피티션은 그렇게 끝이 났다.

불태웠어... 모두 불태웠어... 새하얗게...


(p.s. 다음 날 컴피티션 결과가 발표되었다.
오픈잭앤질 3위, 스트릭틀리 2위...
믿을 수가 없었다. 오픈잭앤질은 어느정도 기대를 했었지만 스트릭틀리는 그야말로 기대 못하고 있었는데 더 좋은 성적이라니...)

오픈잭앤질/스트릭틀리 부문이 끝나고 이제 모든 배틀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
평가받을 걱정일랑 던져버리고 이제 편안하게 먹고 마시고 노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경쟁은 끝났다고...

승부는 끝났다고...

술이란 건 웃고 즐기며 여유롭게 마시면 된다고...

스윙아웃 따위 뭐 그렇게 신경써서 할 일은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



난 그 때까지도



CSI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2011 Camp Swing It 후기 완결편으로 이어집니다.





posted by 주군


(퍼가시는 것보단 링크를 권장하며 링크 해 가실 땐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아직도 린디합에 가장 많은 에너지와 돈을 투자하는 스윙댄서로서 웨스트코스트스윙에 대한 무조건적인 홍보가 아님을 밝힙니다.)


웨스트코스트스윙 써머리

지난 토드/니나 워크샵때 느꼈던 바도 있고 해서 타 장르 탐구 웨스트코스트스윙편을 올려봅니다.

웨스트코스트스윙(이하 웨스트,WCS)을 배운 지 2,3달정도가 되었네요. 나름 열심히 한다고 슈즈도 새로 사고 비기너 공연도 했습니다. 예전에 다른 포스팅(스윙댄스 지터벅, 린디합 외 여러 장르에 대한 관심)에서 언급한 것처럼 웨스트도 장르별로 다 조금씩 배워보자 하고 시작한 춤이었는데 지금은 모든 음악에 춤을 출 수 있는 게 목표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처음 빠에서 웨스트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생각나네요. 뭔가 야시시한 동작들에 팔뤄를 10바퀴 넘게 막 돌려대는데 저게 대체 무슨 춤인가 눈이 휘둥그레져 넋놓고 쳐다보던 생각이 납니다. (알고보니 그게 웨클 사람들이었음) 하지만 그건 남의 춤처럼 여겨졌었죠. 나와는 약간 거리가 먼 춤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웨스트를 배워야겠다는 계기가 된 동영상 하나가 있었습니다.


맥스/제시카 2006년도 웨스트와 린디합 크로스오버 잭앤질

어쩌면 많이들 보셨을 영상일텐데 웨스트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이 영상 때문이었습니다. 팝송에 춤을 추면서 린디합과는 다른 느낌의 웨스트코스트스윙이라는 춤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전까진 나와 거리가 멀다고 느꼈었는데 맥스가 웨스트도 잘 춘다는 사실에 약간의 벽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친근함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미국 본토에서는 웨스트가 훨씬 주류의 춤이고 린디합을 추는 사람들은 극소수라고 합니다. (뭐 땅이 넓으니 그 극소수도 우리 린디합 인구보다야 많겠지만 말이죠.) 실제로 우리가 '스윙'하면 대부분 린디합을 뜻하지만 미국에서 '스윙'하면 웨스트코스트스윙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린디합 대회 명칭들에 굳이 '린디합'이라고 표기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하긴 거의 한 세기 전 할아버지들이 만든 음악에 추는 춤과 최신 팝송에 추는 춤과 어느 것이 더 인기가 있을까요?

웨스트코스트스윙은 흑인의 정서가 담긴 린디합이 서부 캘리포니아쪽으로 넘어가면서 발전된 춤인데요, (참조 - 우리가 스윙댄스를 추게 되기까지 (2/2)) 그래서 비슷한 점도 참 많습니다. 락스텝-트리플-트리플의 6스텝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린디합을 대표하는 스윙아웃과 비슷한 동작(윕whip)도 있습니다. 웨스트 초반에는 '뭐야 이거 린디합이랑 똑같잖아?'라고 느껴지기도 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스윙바에서 좀 느린 템포의 곡에 바운스 좀 빼고 추면 웨스트인지 린디합인지 구분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같은 듯 다른 린디합과 웨스트코스트스윙은 그렇게 사촌지간인 셈이죠.

린디랑 웨스트 우리가 남이가? (출처 - http://blog.naver.com/iprc/120113686046)



그런데도 아직 대다수의 린디하퍼들이 웨스트코스트스윙에 알 수 없는 거리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듯 해 안타깝습니다. 뭐 저도 그랬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웨스트에 대한 거리감... 대체 무엇때문일까요?

웨스트 이상한 춤 아니야...





어느 순수린디소녀와의 WCS 1문1답(FAQ)

어느날 어느 스윙바 해피데이 출빠 후 어느 뒤풀이 순수린디소녀(이하 린소)와의 대화

린소 : 오빠 오늘 홀딩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오빠가 짱이예요.
주군 : 하하하 나도 즐거웠단다. 스윙은 너무나 재미있는 거 같구나.
         나처럼 허접한 리더랑 춤춰주니 내가 오히려 영광이로구나 하하하.
린소 : 오빠는 겸손하기까지 하군요 역시 멋져~!!
         근데 오빠 요즘 웨스트도 하신다면서요? 아까 도중에 써먹은 패턴 웨스트 패턴이죠?
주군 : 어이쿠 이런. 그걸 알아챘단 말이냐? 넌 참 영민한 팔뤄로구나! 너도 웨스트 한 번 배워보지 않으련?

린소 : 저도 관심은 있긴 한데 봤더니 팔뤄를 막 휙휙 돌리고 웨스트는 너무 어려운 춤 같아요.
주군 : 오빠도 처음엔 그랬단다. 팔뤄를 열댓바퀴씩 휙휙 돌리는데 무슨 서커스를 보는 줄 알았단다.
         하지만 어느 춤이건 자신한테 맞는 레벨이 있는 거지. 린디합도 마찬가지 아닐까?
         고수들이 초패스트곡에 플립이니 팬케익이니 멋진 에어리얼까지 섞어 가면서 추는 거 보면 경탄스럽긴
         하지만 그렇게 못 춰도 우리는 린디합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잖니?
         웨스트도 똑같단다. 출 수 있는 만큼만 추면 되는 거란다. 오빠도 웨스트베이비란다. 하하하

린소 : 아 그렇구나. 근데 웨스트 되게 느끼하던데요? 음악도 클럽음악같고 전 노는 애가 아니라구요. 피~
주군 : 하하하 이런 귀여운 아이를 봤나. 잘 들어보렴. 물론 클럽음악처럼 느껴지는 음악들도 있지만
         테크노리듬으로 점철된 나이트스러운 음악과는 분명 차이가 있단다. 너무 빨라도 웨스트를 출 수가
         없거든. 기본적으로 웨스트는 4박자의 노래면 어떤 곡에도 출 수가 있는데 어셔라든가 레이디가가,
         케샤, 비욘세, 마이클잭슨 등등의 노래에 춤을 추는 거란다. 물론 가요도 포함되지. DJ DOC나 빅뱅같은
         익숙한 노래에 스윙을 추는 거 생각보다 신나단다. 참 요즘엔 아이유 '좋은날'에 맞춰서 추기도 하는데
         3단고음에서의 뮤지컬리티가 얼마나 재미있을지 생각해보렴. 블루스나 소울 음악에도 출 수 있단다.
         그리고 웨스트가 느끼하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그건 각자의 스타일이란다. 기본적으로 춤이란 게 음악을
         듣고 자신만의 느낌대로 표현하는 거라는 것엔 동의하지?
린소 : 네. 강습시간에 많이 들었어요.
주군 : 그래. 춤이란 그런거란다. 그래서 음악에 따라서 춤이 달라지는 거고. 쿵짝쿵짝 스윙재즈음악만
         듣다보면 웨스트 필이 느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재즈댄스나 힙합같은 느낌을
         생각해보렴. 그건 느끼한 게 아니라 다른 거란다. 물론 요즘엔 살사댄서들이 웨스트를 많이 추다보니
         그런 느낌도 없지 않지만 일단 음악에 거부감이 없다면 춤은 얼마든지 자기스타일로 출 수 있단다.

린소 : 음... 그래도 음악이 낯설어서...
주군 : 우리 린디소녀 스윙춘 지 얼마나 됐지? 우리가 스윙을 추기 전에 팝송이나 가요를 더 많이 들었을까?
         아니면 올드스윙재즈를 더 많이 들었을까?
린소 : 아...

린소 : 근데 전 아직 린디합도 제대로 못추는데 배워도 괜찮을까요? 바운스가 망가진다고 하던데요?
주군 : 오빠도 처음엔 그랬단다. 바운스가 망가져서 린디합이랑 웨스트를 병행하기 힘들다고 엄청 겁을
        먹었더랬지.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춤은 음악을 듣고 표현하는 거잖니? 으따으따 리듬의 스윙재즈에
        제대로 춤추려면 바운스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거고 반대로 부드러운 리듬의 노래들에 추려면
        바운스를 일부러 넣을 수도 없는 거지. 음악만 정확히 들으면 바운스는 망가지지 않는단다.
        그렇게 따지면 블루스도 바운스 망가지는데 우리 린디소녀 블루스는 배웠잖아?
린소 : 네, 블파도 좋아해요. 히힛~ ^^
주군 : 그리고 우리가 춤을 추는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단다. 너는 스윙을 왜 추니?
         강습해서 돈 벌려고? 대회 나가서 챔피언 하려고?
린소 : 아니요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그런 큰 꿈은 없고 일단 제가 즐거워서 추는 거죠.
주군 : 그래. 춤은 즐거우려고 추는 거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너무 이론이나 형식에만 얽매이는 것
         같더구나. 그래 웨스트나 블루스를 배우면 바운스가 망가질 수도 있단다. 하지만 오빠는 이렇게 반문
         하고 싶구나. 바운스가 망가지면 또 어떠냐고 말이야.

린소 : 그런데 수강료가 너무 비싸던데요?
주군 : 아쉽게도 현실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 린디판 외부강습보다 1.5~2배정도 비싼 것이
         사실이야. 하지만 난 이런 생각을 해 본단다. 스윙판 단가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지.
         살사판 같은 경우는 수강료나 빠비같은 것들이 스윙판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그들은 오히려 웨스트가
         싸다고 느끼고 많이들 찾아오고 있는데 스윙판 사람들은 비싸다는 이유로 웨스트에 뜸하니 아쉽지...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비기너 과정 같은 경우 강습비가 아주 저렴하단다.
린소 : 아 그래요? 그럼 일단 비기너 들어보고 다음 강습 들을 지 여부를 결정해도 되겠네요.

린소 : 오빠 오빠 그 밖에 웨스트를 배우면 좋은 점이 또 뭐가 있어요?
주군 : 글쎄, 몇 가지 장점들이 있긴 하지. 내가 느낀 바로는 텐션이 많이 부드러워지더구나. 웨스트는 린디합에
         비해서 굉장히 약한 텐션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웨스트를 추면 린디합 텐션이 부드러워지는 장점이
         있고, 왜 요즘 실뜨기라고 있잖니?
린소 : 음? 실뜨기가 뭐예요?
주군 : 왜 팔 꼬았다가 풀었다 놨다 하는 거 있잖니 토드가 많이 쓰는 거.
린소 : 아. 그걸 실뜨기라고 하는 구나. 꺅~ 그거 너무 멋있어요.
주군 : 사실 스윙판에선 그런 복잡한 패턴들에 신기해하고 열광하지만 살사나 웨스트에서는 늘상 사용하는
         동작들이란다. 웨스트를 배우면 실뜨기라거나 그런 패턴들을 배우거나 많이 보고 익힐 수가 있지.
         살사쪽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고.

린소 : 아 그렇구나. 근데 오빠는 왜 이렇게 웨스트를 홍보하는 거예요?
주군 : 음... 정확하게 말하면 웨스트를 홍보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다양한 음악에 다양한 느낌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란다. 요즘엔 그래도 많이 나아져 사람들이 블루스도 많이 추고 발보아도 배우고
         웨스트 인구도 늘었지만 웨스트의 매력에 비해 사람이 너무 적어서 좀 아쉽단다.

린소 : 와 오빠 얘기 듣다보니 웨스트가 막막 배우고 싶어졌어요. 그럼 강습은 어디서 듣는 게 좋아요?
주군 : 일단 우리나라엔 웨스트 동호회가 몇 개 없단다. 한국 최고,최초의 웨스트댄서라 할 수 있는 스피드/료의
         웨스트코스트스윙클럽(이하 웨클)이 있고, 요즘 한창 주목받는 리치/오브의 신생 동호회 올스타가 있고
         집이 가깝다면 신림쪽에서 강습하는 웨스티코리아가 있지. 여긴 사람들이 많으니 이따 밤중에 오빠한테
         전화하면 오빠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강습을 속닥속닥 알려줄께.
린소 : 아잉 오빠는 풍각쟁이야~!!
함께 : 하하하~ 하하하~

(참고로 '린디소년'으로 바꾸어 읽으셔도 내용은 같습니다.)

p.s. 아, 마지막으로 오빠가 좋아하는 웨스트 동영상 몇 개 보여줄께.


웨스트/린디 크로스오버 공연입니다. 비중으로 치면 웨스트의 비중이 많지만 음악의 변화에 따라서 춤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곡 안에서 이렇게도 출 수 있다는 게 재미있네요.


웨스트 프로인 벤과 린디합 프로인 니나의 보스턴 티파티 크로스오버 영상. 이런 린디/웨스트 크로스오버 영상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이 영상은 단연 압권입니다. 웨스트보다는 린디합이 더 매력적인 이 영상은 벤의 센스있는 뮤지컬리티가 돋보입니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소울곡 Think에 맞춘 웨스트 잭앤질입니다. 소울음악에 추다보니 정통 웨스트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런 스타일의 막춤이 어찌나 매력적인지요.


한국에 두 번이나 왔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제일 많이 알려졌을 조던/타티아나의 영상입니다. 빅애플에서의 웨스트 공연 영상은 왠지 낯설군요.


주군,꺄르멘,연필,Mocca,Ryan 등등 린디하퍼들이 참여한 웨클 23기 비기너 졸공입니다. 최신 팝송은 너무 흔해서 7080 더티댄싱 오마주를 해 봤습니다. 창피하군요. ㅋ


posted by 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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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리는 해당 제작사와 개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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